‘미래차 SW인력’ 국내 1000명도 안돼… 테슬라-GM은 4000명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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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카 경쟁속 한국 SW 인력난


미국 테슬라는 최근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서 소프트웨어(SW) 서비스 부문 연간 매출이 처음으로 10억 달러(약 1조2060억 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SW 관련 수익이 전체 수익성 개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테슬라의 SW 인력은 4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도요타는 올해부터 대졸자 신입 채용 전형에서 40∼50%를 SW 계통 전공자로 채우기로 했다. 도요타는 SW 인력들로 차량용 운영체제(OS)를 자체 개발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운전대나 브레이크, 가속페달 등을 SW로 제어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다는 목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SW를 중심으로 한 미래 기술력 확보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당장 SW 인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경쟁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전용 모델인 GV60(사진)에 정비소 방문 없이도 소프트웨어(SW)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능을 최초로 적용했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카, 인포테인먼트 등 SW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달 대규모 개발자 채용 공고를 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전용 모델인 GV60(사진)에 정비소 방문 없이도 소프트웨어(SW)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능을 최초로 적용했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카, 인포테인먼트 등 SW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달 대규모 개발자 채용 공고를 냈다. 현대차그룹 제공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연구개발(R&D) 신입 및 경력 채용 모집 공고를 냈다. 특히 경력직 SW 부문은 서버 개발 등 53개 세부 분야에서 총 세 자릿수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차 핵심 기술을 다루는 개발 인력만을 대상으로 한 채용 사이트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양질의 개발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SW 인력은 2020년 기준 약 17만 명으로 추정된다. 올해만 해도 신규로 필요한 SW 인력은 6만 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에 반해 매년 배출된 SW 인력은 평균 3만3000명 안팎(2015∼2019년 기준)에 머물렀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2021년부터 5년간 21만여 명을 배출하겠다는 정부의 SW 인력 양성 사업이 성공하더라도 2025년까지 적정 수요에 수만 명이 모자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우수 인재들은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를 포함한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거의 독식하고 있다. 현대차 같은 자동차 기업들이 SW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배경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업계 미팅과 고용보험 통계 등을 토대로 순수 차량 SW 직무를 하는 인력을 추산하면 국내에 채 1000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보상 수준마저 IT 업계에 밀리면서 인력 부족 사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SW 개발자는 “현업 부서를 가 보면 형편없을 정도로 사람이 적다”며 “새로 뽑는 SW 개발자에게 보상이나 복지를 우대해 주려 해도 차별 대접을 반대하는 노조나 타 직군 눈치가 보여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테슬라 등 미국 업체들은 4000명 이상의 자동차 전문 SW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2025년까지 270억 유로(약 36조7700억 원)를 투자해 자체 SW 개발 점유율을 10%에서 60%로 늘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다임러그룹, 스텔란티스 등도 각각 전담 조직을 마련해 4000명 이상의 SW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공표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자동차 생산량 대비 SW 인력 확충 수준은 한국이 미국 대비 3년 정도가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며 “적체된 기존 자동차 인력을 SW 업무로 전환하기 위한 재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중장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sw 인력난#스마트카 경쟁#자동차 전문 sw 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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