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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흑임자 크림빵에 귀리 분말스틱포… 옛 맛에 빠진 ‘할매니얼’

입력 2022-01-17 03:00업데이트 2022-01-17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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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열풍에 건강 트렌드 겹쳐… MZ세대, 심심한 맛 ‘할매 푸드’ 찾아
업계 “젊은 세대엔 신선한 호기심, 기성 세대엔 향수 자극해 인기”
편의점엔 저나트륨 건강 도시락도…
최근 직장인 김다빈 씨(24·여)의 취미는 ‘할매니얼’ 신제품 ‘도장 깨기’다. 쑥 마들렌부터 인절미 쿠키, 검은콩 아이스크림에 이르기까지 대형마트와 유명 카페에서 파는 이른바 ‘할매 푸드’는 안 먹어 본 게 없을 정도다. 할매니얼은 할머니(할매) 세대의 취향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가리키는 단어로 Z세대까지 할매니얼 열풍에 가세하고 있는 것. 김 씨는 “무작정 달기만 한 다른 디저트와 달리 씁쓸하면서도 고소한 뒷맛이 좋다”며 “건강에 덜 해로울 듯한 기분에 죄책감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가 연초부터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겨냥한 할매니얼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자극적이지 않은 심심한 맛으로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주는 데다 레트로 열풍이 먹거리에도 확산되며 MZ세대에게는 이색적인 맛으로 통하게 되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이달 연유 콩떡빵, 흑임자 크림빵 등 할매 입맛을 겨냥한 신제품 4종류를 내놓았다. 연유 콩떡빵은 콩이 콩콩 박힌 부드러운 빵에 쫄깃한 연유 팥떡이 들어간다. 흑임자 크림빵은 흑임자 풍미를 은은하게 즐길 수 있는 촉촉한 빵이다.

스타벅스는 이달 1일 올해 첫 신메뉴로 흑임자 크림 케이크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인스타그램에서 인증샷 열풍이 불면서 출시 보름 만에 13만 개 이상 팔려 나갔다. SPC그룹 던킨은 흑임자 반죽으로 만든 꽈배기 도넛을 출시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할매니얼 제품은 젊은 세대에게는 신선한 호기심을,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꾸준히 인기”라고 전했다.

유통업체도 건강식 소비의 큰손으로 부상한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편의점인 GS25는 나트륨이 적고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도시락을 내놓는 등 건강식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샐러드와 견과류, 건강기능식, 닭가슴살 등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의 약 3배로 늘었다. 연령별 매출 비중은 20대(36.1%)와 30대(33.6%)가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했다.

롯데마트는 12일 흑임자, 서리태, 귀리, 쌀눈, 병아리콩 맛의 분말스틱포를 출시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우유, 요거트와 샐러드 등에 넣어 먹는 형태로 젊은층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MZ세대가 할매 입맛을 추구하는 것은 최근 복고 열풍을 타고 옛 맛이 오히려 이들에게 새롭게 느껴지는 데다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겹쳐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모 씨(24)는 “불과 1, 2년 전엔 엽기떡볶이와 마라탕 등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극적인 음식이 질리게 됐다”며 “오히려 건강한 맛이 맛있게 느껴진다”고 했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MZ세대들이 인스타그램 등에 할매니얼 음식 사진을 올리는 건 이색적인 경험”이라며 “새해에도 건강한 맛의 음식들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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