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시간 알바’ 1년새 521만명 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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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주36시간 미만 취업자 1084만… 8년 8개월만에 최대폭 증가
주휴수당 등 부담 줄이기 위해, 15시간 미만 ‘쪼개기 고용’ 등 영향
취업자 증가에도 질은 나빠져

남모 씨(35)는 서울 강서구에서 약 26m² 규모의 작은 카페를 운영한다. 아르바이트생은 7명이나 두고 있다. 주 15시간 이상 일을 하면 주휴수당을 줘야 하기 때문에 15시간 미만의 ‘쪼개기 알바’를 쓰고 있다. 그는 “단시간 알바를 여러 명 쓰다 보니 그만두는 사람이 자주 생겨 매번 새로 구하는 것도 어렵다”며 “한 명 정도는 풀타임 직원으로 채용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지난달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1년 전보다 521만4000명 늘어 8년 8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수는 8개월 연속 늘어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단시간 일자리와 단순노무직이 증가하는 등 일자리의 질은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통계청이 내놓은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74만1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5만2000명 늘었다. 30대(―2만4000명)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증가했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35만2000명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20세 이상 취업자는 16만8000명 증가했다. 15∼64세 고용률은 1.4%포인트 오른 67.3%였다.

지난달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084만 명으로 1년 전보다 521만4000명 늘었다. 2013년 2월(666만5000명)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컸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7.4시간으로 2.4시간 줄었다. 정부는 “10월 조사기간에 대체휴일(10월 11일)이 포함돼 근무일수가 하루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올 들어 4월(―403만 명)을 제외하고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고용주들이 주휴수당 등의 부담을 줄이려 ‘쪼개기 고용’을 늘리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주 17시간 이하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0만 명 늘었다.

건설노동자, 배달원, 가사도우미 등 단순노무종사자는 1년 전보다 12만9000명 증가했다. 단순노무직은 증가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올해 2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이 컸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만2000명 늘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코로나19 이전부터 고용 부진이 이어졌던 도소매업과 제조업 취업자는 각각 11만3000명, 1만3000명 줄었다.

일용직, 직원을 둔 자영업자 등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계층의 어려움도 여전했다. 지난달 일용근로자는 16만2000명 감소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2만6000명 감소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만5000명 늘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취업자 수(계절조정 기준)가 코로나 발생 이전 고점인 2020년 2월 대비 99.9%(로 회복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일용직 등의 고용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 방역 위기 이전부터 고용·산업구조 변화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도소매업, 제조업 취업자도 감소한 만큼 경각심을 갖고 더 면밀히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단시간 알바#쪼개기 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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