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진동 빠르게 흡수… ‘마법 양탄자’ 탄듯 편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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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크]4억대 럭셔리카 롤스로이스 ‘뉴 고스트’ 시승기

그동안 경험해 볼 수 없었던 편안한 승차감과 차의 품격을 높여주는 디테일. 럭셔리카 브랜드 ‘롤스로이스’가 올 9월 국내에 출시한 ‘뉴 고스트’를 타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두 대목이다.

10년 만에 완전 변경된 고스트 시승은 16일 서울∼강원 홍천군을 왕복하는 코스에서 진행됐다. 전장이 5.5m가 넘는 큰 차지만 최대 571마력을 내는 12기통 6.75L 트윈터보 엔진의 힘은 충분했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았을 때 잠깐씩 ‘터보래그’는 느껴졌지만 가파른 산길에서도 2.5t의 중량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민첩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롤스로이스 스스로 ‘마법 양탄자’ 같다고 자랑하는 승차감이다. 미리 알고 있던 요철은 물론이고 생각하지 못했던 장애물을 밟았을 때도 충격과 진동을 빠르게 흡수했다.

다른 브랜드 최고급 세단들이 가진 부드러운 승차감에는 미묘한 출렁거림이 동반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뉴 고스트는 부드러우면서도 재빠르게 차의 움직임을 잡아내는 느낌이었다. 100kg 이상 방음재를 활용해 놀라울 만큼 조용한 실내 역시 알려진 명성대로였다.

올해 9월 국내에 출시된 롤스로이스 ‘뉴 고스트’가 주행하는 모습(위 사진)과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뒷좌석의 모습.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올해 9월 국내에 출시된 롤스로이스 ‘뉴 고스트’가 주행하는 모습(위 사진)과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뒷좌석의 모습.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디테일이 만들어 내는 큰 차이는 문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고급차일수록 무거워지기 마련인 문에 추가로 설치한 모터가 문을 열고 닫는 것을 도와준다. 완전한 자동을 선택하는 대신 손으로 가볍게 밀면 이를 감지해서 자연스럽게 힘을 보태주는 것이다.

앞문과 반대 방향으로 열리는 ‘코치 도어’인 뒷문은 문손잡이를 당기고만 있어도 천천히 문이 열린다. 문이 덜 닫겨도 자동으로 꽉 닫아주는 ‘소프트 클로징 도어’는 기본이다.

아쉬움도 없진 않다. 소극적인 첨단기능 적용이 대표적이다.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면서 주행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탑재했지만 차가 스스로 차선을 따라가도록 도와주지는 않는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기술은 쓰지 않겠다는 철학 때문이라지만, 운전대에 가볍게 손만 올려도 되는 요즘 출시 차량들에 비하면 불편할 수밖에 없다. 뉴 고스트는 뒷좌석 탑승자에게 집중하는 ‘쇼퍼 드리븐’만 아니라 ‘오너 드리븐’까지 염두에 둔 차량이다.

가장 큰 벽은 역시 가격이다. 시작 가격이 4억71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이어서 독일산 프리미엄 브랜드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맞춤형 제작(비스포크)이기 때문에 실제 구매 가격은 이보다 많이 비싸질 수도 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총 5152대의 차를 판매한 것이 116년 역사에서 최고 실적이었다.

홍천=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마법 양탄자#롤스로이스#뉴 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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