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또?”…코레일 노조 태업에 일부열차 지연 운행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7일 12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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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대전역 동광장에서 한국철도공사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 소속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제2차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0.11.17/뉴스1 © News1
17일 오후 대전역 동광장에서 한국철도공사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 소속 전국철도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제2차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0.11.17/뉴스1 © News1
철도(코레일)노조가 1년 만에 준법투쟁 카드를 들고나왔다. 올해 초 파업철회시 합의한 노동시간 단축과 교대제 개편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올해 1조원 가까운 적자에 놓인 한국철도(코레일)의 사정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코로나 확산세와 대입수능시험을 앞둔 상태에서 사실상 노조 ‘태업’으로 인한 열차운행 차질이 국민들의 ‘공감’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란 지적이다.

27일 코레일과 철도노조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안전운행실천’ 준법투쟁에 돌입한다. 철도노조는 성명을 통해 “지난 20일 안전운행실천 준법투쟁 돌입을 유보하고 사측과 국토교통부의 책임있는 태도를 다시 한번 촉구했지만 노사정협의 당사자인 국토부는 어떤 답변도 없이 대화 자체를 회피했고, 철도공사 경영진은 눈치만 보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2020년 1월 시행키로 합의한 노동시간 단축, 교대제 개편이 이행되지 않고 1년이 지나가고 있다”며 “안전운행실천 투쟁으로 발생하는 철도 운영의 차질이나 혼란은 자신의 책임을 방기·해태하고 최소한의 합의조차 이행하지 않는 사측과 국토부에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가 주장하는 합의사항이란 철도안전운행을 위해 인력을 충원하고 근무형태를 4조2교대로 바꿔달라는 것이다. 2019년 말 노조는 파업을 단행하며 약 4600명의 인력충원을 주장했다. 이후 파업의 추진동력이 떨어지며 노조와 사측은 4조2교대를 위한 최선책을 마련한다는 선에서 일선복귀에 합의했다.

올해 코로나 확산으로 코레일에선 인력충원의 여력은 물론, 1조원가량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할 처지가 됐다. 여기에 지역본부의 서비스설문조사 조작사건이 불거지면서 오히려 지역본부 통합과 인적쇄신안까지 추진 중인 상태다.

노조의 입장문엔 ‘생략’됐지만 이번 태업의 근거인 노동시간 단축과 교대제 개편의 핵심축은 결국 ‘안전인력 증원’으로 귀결된다. 일각에선 승객의 최대 70%가 떨어져 나간 상태에서 고통분담은 커녕 노조의 세불리기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철도노조는 지난해 말 파업이 약 2주 만에 막을 내린 이유를 까맣게 잊은 듯하다”며 “파업 첫날 서울역 인근에서 노조의 고성방가 술자리가 목격되고, 수시시험과 겹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격분을 산 것이 불과 1년 전 이맘때”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대중교통이 위축되고 있고,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시점에서 열차운행의 영향을 끼치는 태업을 단행하는 것은 그나마 열차방역에 힘쓴 코레일 전체 사원들의 노력을 허무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손병석 코레일 사장은 “철도고객센터 전화문의는 코레일네트웍스의 파업으로 연결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지만 철도노조의 태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현 시국에서의 태업은 국민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철도 안전과 방역에 대한 불신만 높이는 만큼 노조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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