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간 국내 산업 및 기업이 고객들을 만족시켜온 수준은 얼마나 향상됐을까.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1992년 최초로 고객만족도를 발표했을 당시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41.9점으로 50점을 밑돌 정도로 고객들의 절반 이상이 국내 산업의 서비스 수준에 불만을 표시했다. 당시는 서울올림픽 이후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가 점점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아져가던 시점이었으나 이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은 아직 부족했고 공급자 위주의 시장 마인드가 지배적이었다.
KCSI(고객만족도) 발표 초기에는 산업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산업의 이슈에 따라 전체 지수가 영향을 받는 정도가 컸다. 이 때문에 지수의 변동 폭이 큰 것을 볼 수 있다. 또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의 격차도 크다.
그러나 모델이 정착되고 발표 기업수가 증가하기 시작한 1996∼1997년 무렵부터는 등락을 거듭하긴 했지만 안정적으로 지수가 오르며 2003년도에는 KCSI가 50점을 돌파했다. 이후 2008년 60점, 2013년 70점 등을 넘어서며 올해 KCSI 국가 지수는 79.3점을 기록했다.
지수상에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제조업의 지수가 서비스업에 비해 항상 높다는 것이다. 이는 고객만족을 위한 경쟁은 서비스업에서 더욱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서비스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 상대적인 만족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제조업은 제품 품질향상 노력을 통해 이에 대응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즉 가전, 자동차, 디지털제품 등 국내 제조업의 품질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겨룰 정도로 오르자 고객들의 만족 수준도 덩달아 오르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이제 KCSI는 어느덧 80점을 바라보게 됐다. 고객만족 향상을 위해서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고객의 변화에 주목하고 또 지속적으로 고객들의 니즈 및 불만을 끊임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또 차별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매진해 계속 높아져 가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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