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직이라도 일하고 싶다”…‘2020 리스타트 잡페어’ 온라인으로 열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8일 18시 20분


코멘트
줌 통한 라이브 채용설명회. 현대 모비스 홍보팀 김희원 매니저가 서울 관악구의 자택에서 줌을 통해 회사에 대한 설명을 구직자에게 하고 있다.
줌 통한 라이브 채용설명회. 현대 모비스 홍보팀 김희원 매니저가 서울 관악구의 자택에서 줌을 통해 회사에 대한 설명을 구직자에게 하고 있다.
28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 리스타트 잡페어’(www.restartjobfair.com)를 찾은 청년, 군인, 경력단절여성, 신중년 등의 살아온 이력들은 모두 달랐다.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사연도 다양했다. 다만 절박한 마음만은 똑같았다. 이들에게 일자리는 삶을 바꿀 수 있는 열쇠였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직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그마한 순댓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서모 씨(37)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자동차와 관련된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서 씨는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제 가족이 새 일자리를 통해 언제나 활짝 웃을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객실승무원을 꿈꾸는 취업준비생 안모 씨(30)에게도 코로나19는 악재였다. 항공 여객 산업 자체가 위축되면서 기존 승무원들의 휴직이 길어지면서 취업은 더 어려워진 탓이다. 안 씨는 “1년 동안 객실승무원을 준비하면서 외국어 등 많은 것을 준비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업계도 구직자도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며 “일자리란 새로운 날개를 다는 것과 같다. 리스타트 잡페어를 통해 올해 꼭 날개를 달고 싶다”고 말했다.

액세서리 세공 일을 했던 송모 씨도 코로나19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아버지가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아 수술과 투병 생활을 이어가는 동안 간호를 위해 하던 일을 그만뒀다. 아버지의 병세가 호전되고 다시 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있던 일자리마저 줄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송 씨는 “단순직이라도 좋으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력단절여성, 전역 장병들에게도 일자리는 절실했다. 경력단절여성인 양모 씨(52·여)에게 새로운 일자리는 자폐아인 아들과 같이 생활할 수 있는 통로다. 그는 자폐아동을 키우면서 경력이 단절됐다. 아들은 성인이 돼 장애 화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카페 운영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바리스타 자격증을 얻기 위해 준비 중인 그는 이번 행사에서 바리스타와 관련된 일자리 정보를 얻을 생각이다.

이날 행사에 온라인으로 참여한 구직자들은 몇 번의 클릭만으로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공공기관까지 다양한 곳의 채용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을 리스타트 잡페어의 장점으로 꼽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여한 구직자 조모 씨(41)는 “코로나 상황이라 채용이 많이 줄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여기서 잘 찾아보면 취업 기회가 많을 것 같다”며 “줌을 통한 라이브 채용설명회와 동영상 채용설명회 등이 생겨 오프라인 잡페어보다 기업 채용 관계자에게 질문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자인 계열 대학 수시 합격을 기다리고 있는 고3 학생인 이모 씨(18·여)는 “리스타트 잡페어를 통해 각 회사에서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미리 알아두면 졸업하고 취업할 때까지 준비를 철저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직자들의 절실한 마음에 기업들도 다양한 방식의 채용정보와 채용기회 등을 제공했다. 행사 첫날인 28일에는 LG전자와 현대모비스가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라이브 채용설명회에 나섰으며, 행사 이튿날인 29일에는 이마트, 롯데홈쇼핑, 현대백화점이, 30일에는 배달의민족, 다방, 와이더플래닛, 롯데쇼핑 인사담당자가 구직자들과 줌을 통해 만날 예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온라인 축사를 통해 “청년부터 중장년 그리고 여성까지 아우르는 코로나 시대 일자리 찾기 프로젝트인 리스타트 잡페어 행사는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일자리를 찾는 많은 분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성진기자 psj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