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인류·미래·나눔’ 4대 키워드 제시한 정의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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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정의선 체제’ 출범

현대자동차그룹은 14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그룹 회장에 선임했다. 정 신임 회장은 이날 별도 취임식 없이 직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14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그룹 회장에 선임했다. 정 신임 회장은 이날 별도 취임식 없이 직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새로운 챕터의 시작입니다. 고객을 중심에 놓고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갑시다.”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에서 20년 만에 총수가 바뀌면서 ‘정의선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정의선 신임 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과 더불어 자동차라는 틀에 갇히지 않는 기업으로 새로 태어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오전 임시이사회를 열고 정 신임 회장 선임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 회장은 2018년 9월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2년 1개월,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른 지 7개월 만에 공식적인 그룹의 수장이 됐다. 정몽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정 회장 선임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에 그룹 전체의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한 현대차 이사는 “화상으로 진행된 이사회에서 정 신임 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과 품질 확보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며 “이미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확실한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신임 회장은 별도 취임식 없이 그룹 전체 임직원들에게 보낸 영상 취임 메시지에서 인류, 미래, 나눔 등 그룹 혁신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특히 정 회장은 성능과 가치를 모두 갖춘 전기차와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먼저 언급하면서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의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첫 전기차 ‘아이오닉5’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또 정 회장은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다양한 확장과 로보틱스,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같은 미래 사업 준비에 나서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사업을 자동차로 제한하지 않고 모빌리티를 기반으로 한 종합 제조기업으로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의 취임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최근 결심해 가족들에게 뜻을 밝히면서 공식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등장으로 업계는 새로운 인사들이 약진할지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아버지 시대를 이끌었던 인물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새 시대를 이끌 인물들이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그룹 안팎에서는 연말을 전후해 대대적인 경영진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정 회장은 낮은 보유 지분과 순환출자 문제 등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6월 말 기준 정 회장의 현대차 지분은 2.62%로 정 명예회장(5.33%)의 절반에 불과하다. 안정적인 지배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향후 정 명예회장의 지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2018년 추진했다가 중단한 순환출자 해소 등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남아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사옥 건립도 정 회장이 해결해야 한다.

김도형 dodo@donga.com·서형석 기자
#현대차그룹#정의선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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