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몰려간 ‘동학개미’ 모셔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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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외화증권 결제액 85조원… 주식직구족 유치에 불붙은 증권사
현금 지급하고 환전수수료 낮추고계좌 개설시 거래수수료 평생 할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에 뛰어든 ‘동학개미’들이 투자전선을 미국 등 해외주식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상반기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709억1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에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직구족들을 잡기 위한 갖가지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해외주식 직구족들이 늘어났지만 코로나19로 증시변동성이 커지고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해외주식 투자는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매수 매도한 결제 금액은 709억1000만 달러(약 85조4300억 원)다. 외화 주식 결제 금액은 2017년 227억 달러에서 2018년 326억 달러, 2019년 410억 달러를 기록하며 매년 증가세를 보여 왔는데, 올해는 반년 만에 지난해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은 것이다.


시장별로 보면 미국(623억4000만 달러)이 외화주식 결제금액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홍콩(44억4000만 달러), 중국(16억1000만 달러), 일본(15억8000만 달러), 유로시장(3억4000만 달러) 순이었다.

해외 주식 직구의 대부분이 뉴욕 증시에 집중된 셈. 종목별로 살펴봐도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 1순위는 ‘천슬라’(1000달러와 테슬라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테슬라다. 테슬라 결제금액은 직전 반기 대비 무려 1,271.9% 늘어난 40억 달러에 달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28억 달러), 애플(26억8000만 달러), 아마존(24억2000만 달러) 등의 대형 기술주와 나스닥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22억7000만 달러) 등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제금융센터 최성락 전문위원은 “아마존, 테슬라, 애플 등 언택트 수혜업종,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차세대 성장주가 나스닥 시장에 다수 포진되어 있다보니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이 나스닥에 쏠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투자자들의 변화에 발맞춰 증권사들은 직구족 잡기에 분주하다. 해외 주식거래 수수료나 환전수수료를 낮추고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정보 제공, 해외 주식 담보대출 등 각종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투자자 모시기에 한창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거래빈도가 높은 2000여개 해외주식에 대해 기업개요와 리서치 자료를 한글로 제공하고 있다. 환전 없이 해외 주식 주문이 가능한 통합증거금 서비스도 도입했다. 또 이달부터 해외 지수 시세를 실시간으로 무료로 제공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첫 해외주식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9월 30일까지 첫 해외주식 고객을 대상으로 월 100만 원 이상 거래 시 현금 1만 원을 지급한다. 월 1000만원을 넘을 경우 단계별로 최대 2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부터 9월 말까지 해외 증권계좌를 온라인으로 신규 개설하면 미국 주식 거래수수료(0.08%)를 평생 할인해준다. 환전수수료의 경우 연말까지 금액 조건 없이 95% 할인받을 수 있다. 또 해외 주식 거래 고객에게 미국과 일본 주식을 담보로 최대 180일까지 연 4.9%로 대출해주는 해외 주식 담보대출서비스까지 시작했다.

KB증권은 미 증권사 ‘스티펠 파이낸셜’과 협업해 국내 최초로 미국 기업의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등 종목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달 아마존에 이어 이달 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에 대한 분석 자료를 발간했다. 하반기에는 분석 영역을 더 확대할 예정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미국 증시가 너무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미국 주식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기도 한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IT 버블 당시에 비해서는 안정적 환경이지만 미국 기술주의 단기 상승세가 강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또 향후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정부가 기술기업들의 경쟁기업 인수를 제한할 가능성 등 규제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여론조사 상에서 열세를 보이고있다.

장윤정 기자 yunj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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