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이 반도체부터 챙긴 이유…삼성전자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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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7일 0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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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7일 2분기 8조1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하자 시장에선 ‘반도체의 저력’이란 평가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산업계가 신음하는 가운데서도 삼성전자는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앞세워 비대면 경제의 최대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에 개의치 않고 지난 5월 중국 시안 출장을 강행하고 지난달에는 반도체 부문 사장단과 잇따라 간담회를 가지며 사업 전략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포함한 각종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반도체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인 것도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주는 핵심 사업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분석한다.

이날 삼성전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집계한 2분기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조원으로 7.36% 감소했다.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되레 늘어 2분기 이익률은 15.58%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4분기 18.22% 이후 6분기만에 최고치다. 당초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6조4700억원대임으로 전망했으나 실제 발표에선 이를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재계에선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한일 외교관계 악화, 코로나19 확산 등의 ‘트리플 악재’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거둔 호실적이란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5조원대 중후반의 영업이익으로 전 사업부 호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저력을 총수인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들어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수원사업장 방문을 포함해 총 13번의 현장경영에 나섰다. 이 중 절반 정도인 6번이 반도체 사업 점검이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2일에는 2020년 첫 현장경영으로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차세대 메모리, 파운드리 등의 사업 전략을 살펴봤다.

이어서 지난 2월에는 화성사업장의 EUV(극자외선) 전용 파운드리 생산라인 V1 라인을 둘러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이후 현장경영을 중단했던 이 부회장은 5월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회동하며 먹거리 점검에 재차 나섰다.

5월 18일에는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기지인 중국 시안의 낸드플래시 공장으로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후에도 지난 6월 15일와 19일에 각각 화성사업장에서 반도체 사업부 경영진과 현안 점검 간담회를 가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총수의 잇단 현장경영은 최고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위기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면서 “삼성전자가 2분기에 예상밖의 좋은 실적을 거둔 데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3분기부터 주요 고객사들의 반도체 재고 비축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로 위축된 모바일과 가전 등 세트사업의 회복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 우려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지난달 26일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에 대해 ‘불기소’와 수사 중단을 권고한 지 열흘 이상 지났으나 여전히 검찰은 수사 결론을 내놓고 있지 않아서다.

이 부회장도 지난달 30일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면서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착잡한 심경을 다소 드러낸 바 있다.

재계와 법조계에선 검찰이 수사심의위 제도를 존중하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길 기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에게 아직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남아있지만 또 다른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영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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