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만채 공급” 밝혔지만… 서울 새 아파트는 여전히 수요 못미쳐

이새샘 기자 , 조윤경 기자 입력 2020-07-04 03:00수정 2020-07-04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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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부동산 대책]시기-지역별 수요-공급 엇박자

문재인 대통령이 “발굴해서라도 (주택 공급을) 늘려라”라고 발언하면서 정부의 주택 공급이 획기적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함께 언급한 대안은 여전히 정부 주도의 공공물량이 중심이어서 수요와 공급이 시기 및 지역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문 대통령이 언급한 생애최초 특별공급이다. 국민주택에서만 전체 물량의 20% 수준으로 공급되는데 서울에는 이미 국민주택을 지을 수 있는 대규모 공공택지가 남아있지 않다. 결국 도심 인근, 역세권 등에서는 민간 분양에 공급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민간분양에서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서울에서 물량을 찾기 힘들다.

올해 청약을 진행한 서울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를 보면 신혼부부 특별공급 15채를 포함해 전체 물량 357채 가운데 10%도 안 되는 물량이 특별공급으로 풀렸다. 민간분양 아파트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이 전체의 20%까지로 정해져 있지만 9억 원 이상 아파트는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단지의 경우 전용 84m²의 분양가가 9억 원을 넘어서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가 2018년 9억 원 이상 분양 아파트에 대해 중도금 대출을 금지하면서 소득이 낮은 특별공급 대상자들이 대출 없이 중도금을 내려면 부모 자산에 의존하는 ‘금수저’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관련 규정을 바꿨다. 이후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 분양한 대부분의 아파트는 특별공급 물량이 아예 없다.



정부가 밝힌 77만 채 공급 계획은 현실화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정부는 지금까지 서울 도심에 총 11만 채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올해 하반기(7∼12월)에나 1000채 수준의 우선 모집이 진행될 예정이다. 3기 신도시의 경우 내년 하반기 사전청약을 진행하고, 1∼2년 후 본 청약을 진행한다. 착공 뒤 입주까지 2∼3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2025년경은 돼야 실제 신도시에 거주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교통대책을 함께 추진하고 있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교통망은 입주 때 완공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3기 신도시가 서울 거주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하려면 10년 가까이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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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공급만으로 서울 도심에 거주하려는 수요를 잠재우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20, 30대는 직장과의 거리가 가까운 곳을 주거지로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런 수요를 서울 외곽의 신도시가 충분히 흡수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게다가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2018년 기준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95.9%로 전년(96.3%)보다 낮아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을 통해 민간 공급을 억제하는 정책을 사용해 왔다. 이로 인해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 속도가 늦어지며 공급 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내년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1739채로 올해(4만2012채 예정)의 절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건축 등 민간 분야의 공급을 촉진하는 것도 대책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은 서울 신축 주택인데 노후화된 주택의 재건축을 막으니 공급 효과는 떨어지고 시장에 유통되는 매물은 줄어들며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는 공급 확대를 통해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는 재건축은 물론이고 서울에 남아있는 개발제한구역을 풀어 획기적으로 공급을 늘리지도 못한다”며 “정부가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주택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조윤경 기자
#부동산 대책#주택 공급#대출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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