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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코로나 시름에 ‘배민 수수료’ 걱정 겹친 자영업자들

입력 2020-03-17 03:00업데이트 2020-07-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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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내달 광고개편 논란
“광고노출 주문독점 부작용 해소”… 수수료 내린 새 시스템 도입
음식점주들 “비용 더 드는 구조… 기존보다 부담 2배로 커질수도”

배달의민족(배민)이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 노출되는 광고 수수료 체계를 4월부터 개편키로 한 가운데 사실상 수수료를 높이는 방식을 채택해 음식점 점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배민은 기존보다 공정한 방식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음식점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가운데 광고 수수료가 많게는 2배까지도 늘어난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배민은 지난해 12월 홈페이지에 광고상품의 변화를 예고하는 공지 글을 게시했다. 중개이용료로 주문 금액의 6.8%를 받는 오픈리스트를 폐지하고 5.8%를 받는 오픈서비스를 올해 4월 출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마치 중개수수료 인하 방안처럼 비쳤으나 제도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장에서 냉랭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배민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울트라콜’이라는 월 정액제 광고상품을 이용한다. 광고비 지불여력이 큰 업체는 ‘오픈리스트’라는 상위 노출 광고상품을 이용해 차별성을 둔다. 이때 노출 개수는 3개로 제한된다. 배민 앱을 이용할 경우 3개의 업체가 무작위로 상위에 노출되고 이후로는 울트라콜 등록 업체가 거리 순으로 노출되는 식이다.

배민은 광고상품을 개편하는 이유로 울트라콜의 부작용을 들었다. 울트라콜의 광고비용은 하나당 월 8만8000원이다. 울트라콜을 여러 개 등록해 두면 고객에게 노출될 확률은 높아지지만 그만큼 광고비도 올라간다. 자금력이 든든한 업체가 울트라콜을 많이 등록해 두면 특정 지역 주문을 독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배민이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 오픈서비스다. 오픈리스트와 구조는 비슷하지만 광고 노출 개수에는 제한이 없다. 이때 광고비는 주문 한 건당 배민수수료(5.8%)와 카드수수료(3%)를 포함해 배달대행료와 수수료 부가세 등을 지불해야 한다. 배민은 기존 오픈리스트의 수수료(6.8%)보다 1%포인트를 낮춘 데다 울트라콜로 독점하는 현상이 사라지는 만큼 점주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저렴한 수수료로 경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배민 관계자는 “실제 매출이 발생할 때만 (광고)수수료를 지출해 업주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라며 “이번 개편은 합리적 과금 체계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은 정반대의 입장이다. 배민에서 오픈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체의 노출 개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 만큼 기존 정액제인 울트라콜은 노출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가게를 고객에게 홍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점주들이 새로운 광고상품을 이용해야 할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울트라콜만 사용해 오던 영세업체들의 광고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영업 중인 배달 전문 A업체가 기존 울트라콜과 새로운 오픈서비스를 이용할 때의 광고료 차이를 계산해본 결과 최대 2배까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체는 월 88만 원의 광고비로 울트라콜 10개를 등록해 매달 1500만 원 내외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A업체 대표는 “보통 한 달에 배달 건수가 100건 내외인데 오픈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합쳐 매달 약 150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며 “순이익이 바로 빠지는 만큼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배민이 ‘공평한 경쟁’을 핑계로 본사의 이익만 챙긴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안 그래도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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