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간 인공유방, 희귀암 추가 발생… 환자 파악 ‘미흡’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26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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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표면 보형물로 유방확대술 받은 40대 여성 1명 보고
이식 추정환자 6만 명중 식약처가 파악한 환자 4만7천명
이 중 2만3천명에만 희귀암 위험 정보 통보
"불안감 조성 않기 위해 의료기관이 일일이 환자에 직접 연락하며 정보제공 지체"

엘러간 사의 거친 표면 유방보형물 제품으로 유방확대술을 받은 환자 중 희귀암 환자가 추가 발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서 유방보형물과 관련해 희귀암의 일종인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 발생 환자 1명이 추가 보고됐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7~8년 전 유방확대술을 받은 40대 여성이 최초 보고된 후 두 번째다.

이번 환자 역시 40대 여성으로, 2013년 엘러간의 거친 표면 보형물(제품명 바이오셀 텍스쳐드)로 유방확대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가슴에 부종이 발생해 모 대학병원에서 병리검사를 실시한 결과 BIA-ALCL로 최종 진단받았다. 단, BIA-ALCL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진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식약처는 현재 보형물 제거 등 필요한 치료계획을 마련 중이다. 검사비·수술비, BIA-ALCL 치료비 등 모든 의료비용은 지난 9월30일 발표한 보상대책에 따라 엘러간 사가 지불한다.

식약처 유희상 의료기기안전평가과장은 “환자의 치료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비용 중 건강보험 부담금은 우선 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하고, 환자부담금은 엘러간이 지급한다”며 “이후 공단이 엘러간에 건보부담금을 지급하라며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의료비용 모두를 엘러간이 지급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더딘 환자 파악… 6만명 중 2만3천명에 위험 정보 통보

환자 파악 및 안전성 정보 통보 속도는 더디다. 엘러간의 거친표면 인공유방 제품은 2007년 허가 후 약 11만 개가 수입됐고, 이 중 약 6만명이 이식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만 명중 식약처가 파악한 해당 제품 이식환자는 4만7000명. 이 중 주소, 전화번호 등 연락처가 확인 가능환자는 3만3000명이다. 이 중에서도 희귀암 발생 위험에 대한 안전성 정보가 통보된 환자는 2만3000명뿐이라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전체 이식 환자 중 3분의 1에만 안전성 정보를 제대로 전달한 셈이다.

유희상 과장은 “안전성 정보를 제공할 때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특히 의사가 직접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고 보다 전문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일이 연락하고 잘 설명하려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식약처가 환자와 직접 접촉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신 별도 홈페이지를 개설해 끊임없이 안전성 정보를 업데이트 하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환자들에 전달하고 있다”며 “파악 환자도 계속 확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환자 안전 관리를 위해 진행 중인 장기추적조사에 등록된 환자는 6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의심 증상을 느낀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추적조사를 진행 중이다. 병리학 검사 등이 가능한 31개 집중 의료기관을 선정해 등록된 환자 상태를 계속 추적하는 역학조사에 돌입했다.

식약처는 “유방보형물 관련 환자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자등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유방보형물 이식 환자들은 갑작스러운 유방 모양의 변화 등 의심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반드시 전문 의료 기관을 방문해 검사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BIA-ALCL은 면역체계와 관련된 희귀 암의 한 종류다. 유방암과는 별개의 질환이다. 의심 증상으로는 장액종으로 인한 유방 크기 변화, 피막에 발생한 덩어리나 피부 발진 등이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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