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오를 만큼 올랐나… 배럴당 60달러대 안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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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1단계 무역합의후 60달러 돌파… 공급확대 요인 있어 더 오르긴 힘들듯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진 뒤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에 안착하고 있다. 올 들어 한때 4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유가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라 상승한 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내년 2월 인도분은 배럴당 61.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1단계 무역합의가 이루어진 13일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고, 이후 꾸준히 60달러 이상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2주 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시장의 전망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유가의 24일 종가는 지난해 말 배럴당 45.41달러 대비 약 34.6% 상승한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올해 4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재개, 9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생산시설 피습 등이 발생했을 당시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었다. 하지만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공급 차질보다 미중 무역전쟁에 의한 글로벌 수요 감소가 더 큰 우려로 작용하며 유가를 끌어내렸다.

반면 이달 들어 유가가 상승한 건 미중 간 무역전쟁 수위가 낮아지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원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 유가는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유 공급 확대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어 유가가 더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소비국인 미국은 셰일 오일 생산량을 과거보다 크게 늘렸고, 최근 유가가 안정되면서 생산 설비도 대폭 확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시행하고 있는 감산 조치가 내년에도 유지될지 불투명하다. 이날 중동 지역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중립지대인 공동 국경지역에서 원유 생산을 약 5년 만에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도 공급 확대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유가가 충분히 올랐다고 보고 적극 매도할 가능성도 있고 유가를 끌어내릴 요인도 많아 배럴당 65달러를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제 유가#미중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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