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시간 꼭 TV 앞으로”…올해도 홈쇼핑 효자 종목은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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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7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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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박민희씨(가명·58·경기 용인시)는 하루 한 시간 꼭 하는 게 있다. TV홈쇼핑 시청이다. 주로 구입하는 상품은 의류다. 이달 초 약 15만원 주고 100% 캐시미어 원단의 니트를 샀다. ‘거실 TV’로 쇼핑하는 대신 백화점 쇼핑은 잘 하지 않는다는 게 박씨의 얘기다.

그는 “백화점 쇼핑을 하려면 일단 여기저기 정신없게 둘러봐야 한다. 반면 홈쇼핑 상품은 앉아서 주문만 하면 된다”고 비교했다. 이어 “설령 교환·반품을 하더라도 백화점은 직접 가서 또 여기저기 둘러봐야 하지만 홈쇼핑 상품은 집 안에서 택배를 통해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상품이 TV홈쇼핑 시장에서 ‘독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씨 같은 40·50대 여성 고객이 ‘큰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홈쇼핑업체 CJ ENM 오쇼핑 부문의 경우 올해(1월 1일~12월 12일·주문수량 기준) 상위 인기 품목 10개 가운데 9개가 ‘패션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쇼핑 단독 패션 브랜드 8개가 여기에 모두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엣지’(A+G)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7위였던 ‘지스튜디오’도 큰 폭으로 성장해 올해 2위를 기록했다. CJ오쇼핑 부문의 패션 상품 주문 비중은 전체의 41%에 달할 정도였다. 이는 전년보다 6% 성장한 것이다.

현대홈쇼핑도 패션 상품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1일~12월 12일 주문수량 기준 상위 인기 품목 10개 가운데 6개가 패션 상품이었다.

J BY 소프트 부클 후드 니트(현대홈쇼핑 제공)
J BY 소프트 부클 후드 니트(현대홈쇼핑 제공)
이 가운데 정구호 디자이너 브랜드 ‘J BY’(제이바이)는 약 95만장 팔리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 인기 브랜드로 선정됐다. 현대홈쇼핑의 프리미엄 전략도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100만원 이상 고가 상품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34.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홈쇼핑 시장에서 패션 상품의 ‘독주’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홈쇼핑의 대표적인 경쟁력으로 꼽힌다. 같은 제품이라도 홈쇼핑 상품이 백화점 상품보다 최소 15% 싸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홈쇼핑은 백화점과 달리 인건비와 매장운영비, 인테리어 비용 등을 부담할 필요가 없어 가격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 홈쇼핑업체들이 잇달아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쇼핑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백화점 패션 상품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여성 정장(-9.5%), 여성캐주얼(-22.0%), 남성의류(-6.9%), 아동 스포츠(-12.7%) 등 백화점 패션 상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큰손’ 중년 여성을 비롯한 백화점 쇼핑객들이 대거 TV홈쇼핑으로 이동했다”며 “가격외에도 ‘앉아서 주문’만 하면 되는 홈쇼핑의 편리한 쇼핑 환경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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