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와 맥스가 원수…이스타항공 “주식상장? 당장 생존 걱정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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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1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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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2분기 기준 국제여객 대륙별 점유율(출처=국토교통부)© 뉴스1
이스타항공 2분기 기준 국제여객 대륙별 점유율(출처=국토교통부)© 뉴스1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이스타항공 계획에 경고등이 들어 왔다. 2017년 말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며 IPO를 서둘렀으나 보잉 737 맥스 운항 중단에 따른 손실 증가 등에 발목이 잡혔다. 일본 매출 비중이 유독 높은 상황에서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에 따른 일본 여객 수요 감소까지 악재로 부상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내년 초 기업공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스타항공 IPO를 진두지휘했던 최종구 사장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 사장 임기는 내년 4월 만료된다.

31일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이스타항공의 국제선 여객실적은 70만3871명으로 집계됐다. 대륙별 여객점유율은 일본이 가장 높은 43.72%를 차지했다. 이스타항공 매출 상당수는 일본 노선 운영에서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엔저에 편승해 공격적으로 일본노선을 확대하며 몸집을 키웠지만 매출 의존도가 높다보니 외부 리스크에 취약하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일본 관광수요가 급감이 우려되자 9월 초부터 부산~오사카, 부산~삿포로 등 2개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든든한 캐쉬카우였던 일본 노선 축소가 이어지면 실적악화는 불가피하다. 국내 LCC 모두 비슷한 처지지만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던 이스타항공에게 특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오작동 결함이 발견된 B737 맥스 운영 중단에 따른 손실도 쌓이고 있다. 3월부터 B737 맥스 운영을 중단한 이스타항공은 B737-800을 대체기로 투입했다.

운항중단 된 B737 맥스 유지비는 고스란히 손실로 전가되는데 4개월 동안 리스료로만 수십억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기종이나 제작연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항공사는 보통 여객기 1대 당 월 3억원에서 4억원 정도를 리스업체에 지급한다.

이를 기준으로 운항중단 기간 동안 B737 맥스 1대에서만 리스비용이 15억원 이상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타항공은 B737 맥스 2대를 보유 중으로 총 손실액은 30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기준 이스타항공 영업이익은 53억원가량으로 B737 맥스 운항 중단이 장기화되면 수익 전액을 리스비용으로 까먹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이런 악재들은 기업공개에 부정적인 영향일 미칠 수밖에 없다. 주식 공모가격은 수요예측 결과를 감안해 정하는데 실적부침으로 투자매력도가 떨어지면 IPO 추진자체가 어렵다.

기업공개를 진두지휘했던 최종구 사장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내년 4월이면 임기가 만료되는데 이 기간 동안 기업공개를 추진하기가 쉽지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가 737맥스 제조사인 보잉사를 상대로 한 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주력 구간 수요도 감소해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할 처지”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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