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순이’ 취향 저격…레고처럼 원하는 크기·색상 맞춤 가능한 냉장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4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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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문혜민 씨(34·여)는 쉬는 날엔 철저한 ‘집순이’로 지낸다. 집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집으로 친구들을 불러 ‘홈파티’를 즐기고, 운동은 ‘홈트레이닝’으로 대신한다. 주말 아침이면 전문 카페 부럽지 않은 ‘홈카페’를 차린다. 최근 3년 새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집돌이’ 또는 ‘#집순이’라는 키워드로 올라오는 게시물이 22배 늘어난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자기가 사는 공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생활가전 사업의 새로운 슬로건으로 ‘프로젝트 프리즘’을 발표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세대의 소비층이 직접 취향과 개성대로 골라 쓸 수 있는 생활가전 제품을 내놓겠다는 목표다.

4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삼성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는 “이제까지 제품을 낼 때 프리미엄인지 아닌지, 남녀노소 중 어떤 소비층을 중점 공략할지 등을 주로 고민해왔는데 이 역시 공급자 위주의 생각이었다”며 “앞으로 삼성전자는 매개체만 되고, 소비자에게 모든 선택권을 넘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프리즘이라는 슬로건에는 백색 광선을 갖가지 색상으로 투영해 내는 프리즘처럼 각계각층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반영된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번째 제품은 ‘레고’처럼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크기와 색상, 냉장고 타입을 소비자가 직접 조합해 쓸 수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다. 비스포크란 맞춤형 양복이나 주문 제작을 뜻하는 말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1도어부터 4도어까지 일반 냉장고와 냉동고, 김치냉장고 등 종류별로 8개 타입으로 구성된 비스포크 냉장고 라인업을 공개했다. 예를 들어 혼자 살 땐 2도어 제품을 사용하던 소비자가 결혼 후에 1도어를 추가 구매해 덧붙여 쓰면 된다. 자녀가 생기면 4도어 형태로 용량을 더 늘릴 수 있다 김치를 많이 먹는 집은 일반 냉장고 옆에 1도어 김치냉장고를 붙여 쓰고, 냉장고보단 냉동실을 많이 쓰는 맞벌이 부부라면 1도어 냉동고를 추가하면 된다.

냉장고의 전면 패널 소재와 색상도 스마트폰 케이스 바꿔 끼우듯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대로 골라 쓸 수 있다. 소재는 메탈과 글래스 유광·무광 세 가지이고, 색상은 화이트와 그레이 등 전통적인 냉장고 색상에 네이비·민트·핑크·코럴 등을 추가해 9가지로 출시됐다. 김 대표는 “현재 출시된 버전만으로도 2만여 가지의 선택이 가능하다”며 “더 나아가 소비자 개개인이 원하는 그림이나 패턴, 사진을 직접 고를 수 있게 해 무한대의 선택권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모든 라인업은 국내 주방가구의 평균적인 깊이를 감안해 냉장고 깊이를 700㎜ 이하로 설계해 냉장고만 툭 튀어나오지 않도록 했다. 높이는 1853㎜로 통일해 제품을 추가해 쓰더라도 일체감을 유지할 수 있다.

송명주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이사를 가더라도 냉장고 앞면 패널만 교체해 새로운 집안 인테리어 분위기에 맞출 수 있다”며 “패널 가격은 8만~20만 원 선으로 교체에 큰 부담이 없도록 했다”고 했다. 구매 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자신의 집에 어떤 색상의 냉장고 조합이 어울리는 지 확인해볼 수 있는 증강현실 서비스도 이 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비스포크 냉장고의 출고가는 104만9000원~484만 원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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