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팟캐스트로… 증권사들 이젠 투자자 찾아나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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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투자 정보 라이브로 제공… 객장 거래 줄어들자 새 길 찾아
삼성증권 웹세미나 시범 방송… “반응 좋다” 판단해 조직 확대 개편


인터넷으로 투자자와 실시간 질문을 주고받고 있는 김범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삼성증권 제공·키움증권 유튜브 동영상 캡처
인터넷으로 투자자와 실시간 질문을 주고받고 있는 김범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삼성증권 제공·키움증권 유튜브 동영상 캡처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빨리 상승할 가능성은 없나요?” “경기가 둔화되는 시기에 주식과 채권의 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삼성증권이 지난달 31일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진행한 ‘해외투자 2.0 시대의 투자전략’ 세미나 방송 화면에 투자자들의 질문이 쉴 새 없이 튀어나왔다. 해외투자를 주제로 열린 이 온라인 세미나에서 투자자들은 “올해 주식 투자를 해도 되나요”라는 기본적인 질문부터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전문적인 질문까지 하며 많은 궁금증을 쏟아냈다.

일일 진행자로 나선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김범준 수석연구원은 이런 예기치 못한 질문들에 즉석으로 대답을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김 연구원은 “오프라인 세미나를 하면 질문이 거의 안 나온다. 그래서 온라인에서 이렇게 질문이 많을 줄 몰랐다”며 “방송 진행자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꼈다”며 웃었다.

삼성증권이 진행한 ‘웨비나(웹+세미나)’ 시범 방송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사이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에 애널리스트들이 PDF 보고서나 오프라인 세미나를 통해서만 투자자와 소통했다면, 이제는 그 영역을 확대해 더욱 다양한 채널에서 많은 투자자를 만나겠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방송과 디지털 콘텐츠를 담당하는 디지털본부를 확대 개편했다.

이날 삼성증권 웨비나 방송에 접속한 투자자는 157명. 삼성증권 계좌를 보유한 투자자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도 참여할 수 있었다. 삼성증권 측은 “방송에 대한 투자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추가 방송을 진행하고 향후 정기적으로 내보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자와의 온라인 접점을 늘리는 배경엔 20, 30대의 젊은 고객을 잡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인터넷방송과 팟캐스트 등 온라인 매체에 익숙한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중장기적인 고객 기반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키움증권 유튜브 방송에서 투자 전략을 설명하고 있는 서상영 애널리스트. 삼성증권 제공·키움증권 유튜브 동영상 캡처
키움증권 유튜브 방송에서 투자 전략을 설명하고 있는 서상영 애널리스트. 삼성증권 제공·키움증권 유튜브 동영상 캡처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웨비나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증권 외에도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온라인을 활용해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유튜브에 공식 채널인 ‘채널K’를 열었다. 이 채널에서 애널리스트 및 투자 전문가들은 주식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간 동안 실시간으로 투자 관련 정보를 내보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개설한 팟캐스트 채널 ‘투자싸라비아’에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가 출연해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이러한 시도는 국내 금융투자 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기반으로 이동하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1∼6월)에 증권사 오프라인 영업점에서 이뤄진 주식 주문은 유가증권 시장(40.4%)과 코스닥 시장(11.4%) 모두 전체 주식 주문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프라이빗뱅커(PB)가 투자자와 직접 만나는 지점 수도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87곳의 지점과 영업소 수는 작년 9월 현재 1096개로 1년 만에 20여 개가 줄었다. 증권사들도 생존을 위해 디지털 부문을 확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증권사와 투자자들의 만남이 온라인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에 대한 전문성은 있지만 연예인과는 다르다”며 “온라인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대중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유튜브-팟캐스트로#증권사들#투자자 찾아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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