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상징 ‘잇츠스킨’, 매장 접고 온라인 집중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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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명동 등 상당수 매장 고전, 임대료-인건비 부담 힘겨운 상황
연내 매장 200 →10개 축소 계획
온라인-홈쇼핑-편집숍 공략 강화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잇츠스킨 매장. 잇츠한불은 자사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잇츠스킨의 국내 오프라인 매장 대부분을 정리하기로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잇츠스킨 매장. 잇츠한불은 자사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잇츠스킨의 국내 오프라인 매장 대부분을 정리하기로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불화장품과 잇츠스킨이 2017년 합병해 출범한 코스피 상장사 잇츠한불이 자사 대표 브랜드 잇츠스킨의 국내 오프라인 사업을 사실상 접기로 했다. 현재 200여 곳인 매장을 내년까지 10곳 미만으로 줄이고 온라인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일명 달팽이크림으로 폭발적 인기를 끈 잇츠한불은 2015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96억 원, 1118억 원에 달했던 K뷰티 대표 브랜드 중 하나였다. 잇츠한불이 온라인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로드숍 브랜드의 ‘탈오프라인’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잇츠한불의 홍동석 대표는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이 같은 오프라인 탈출 전략을 줄곧 강조해 왔다. 지난해 말 열린 2019년 경영 전략 회의에선 잇츠스킨의 국내 매장 수를 연내 한 자릿수로 줄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신규 브랜드 론칭, 온라인 마케팅 강화, 신규 브랜드 인수합병(M&A) 등을 목표로 세웠다.

오프라인 축소 방침에 따라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업체 내에 입점한 전국의 잇츠스킨 매장 110여 개는 모두 철수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에 60개 정도 있는 직영 및 가맹 형태의 로드숍도 단계적 폐점에 돌입한다. 잇츠스킨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한꺼번에 정리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가맹점주와 대화하며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잇츠스킨이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는 것은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남역, 명동 등 서울 상당수 잇츠스킨 매장에서 매출보다 임차료, 인건비 등의 고정 비용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숍과 온라인몰로 소비자가 몰리면서 단일 브랜드만 취급하는 로드숍의 매출이 급격히 하락한 영향도 컸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시세이도 등 일본 브랜드가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K뷰티의 인기가 전반적으로 예년만 못하는 등의 대외 변수 요인도 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소비자들의 눈이 까다로워지면서 랑콤 등 최고급 브랜드만 찾고 싼 제품은 자국 브랜드를 이용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잇츠스킨은 온라인을 비롯해 홈쇼핑, 편집숍 등에 집중하며 수익성 향상을 꾀할 방침이다. 온라인 사이트에서의 소비자 접촉을 늘리고, 세포라 왓슨스 등 대형 편집숍 입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11일에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플라멜’을 새롭게 선보인다. 아토피 전문 화장품 브랜드 ‘네오팜’ 인수 경험을 살려 신규 브랜드 M&A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뷰티업계 관계자들은 잇츠스킨의 탈오프라인 행보에 동참하는 국내 로드숍 브랜드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중국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매장 통폐합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국내 매장 폐점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잇츠스킨#탈오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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