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모터스포츠팀 ‘금의환향’… 고성능 N 만든 주역들

  • 동아경제
  • 입력 2018년 11월 29일 1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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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리 누빌이 28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올 시즌 WRC 경기 당시 직접 운전했던 i20 레이싱카를 선보이고 있다. 25억 원에 달하는 i20 레이싱카는 현대차 고성능 사업부의 핵심 기술이 들어가 있다.
티에리 누빌이 28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올 시즌 WRC 경기 당시 직접 운전했던 i20 레이싱카를 선보이고 있다. 25억 원에 달하는 i20 레이싱카는 현대차 고성능 사업부의 핵심 기술이 들어가 있다.
현대자동차가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적인 양산차 랠리에서 잇단 승전보를 울리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모터스포츠 복귀 4년 만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i30 N TCR’으로 처음 출전한 월드투어링카컵(이하 WTCR)에선 종합 우승을 신고했고, 월드랠리챔피언십(이하 WRC)에서는 현대모터스포츠가 2016년부터 3년 연속 준우승을 따내는 등 현대차 위상을 한껏 치켜 올렸다.

이 같은 활약을 펼친 주역들이 소속팀 현대차의 고향인 한국 땅을 밟았다. 모터스포츠 마니아라면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세계적인 선수들이다. 지난 28일 ‘현대 N 페스티벌’이 열린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이들을 만나 당시 생생했던 순간들을 들어봤다.

현대 N 페스티벌에는 현대모터스포츠팀이 총출동했다. 2014년 현대모터스포츠팀 출범과 동시에 WRC 대표 드라이버로 합류한 티에리 누빌을 비롯해 최근 합류한 안드레스 미켈슨, WTCR 우승자 가브리엘 타퀴니 등 드라이버뿐만 아니라 엔지니어, 스텝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티에리 누빌은 경기 당시 직접 운전했던 i20 WRC 레이싱카를을 국내로 가져와 팬과 동승하기도 했다. i20 WRC 레이싱카는 제작비만 25억 원에 달하는 고성능차다.

WTCR 드라이버 가브리엘 타퀴니가 운전하는 i30 N TCR 차량과 WRC 드라이버들이 운전하는 벨로스터 N에 동승해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올 시즌 티에리 누빌과 안드레스 미켈슨은 WRC 3년 연속 제조사 부문 종합 준우승을 합작했다. 티에리 누빌은 드라이버 부문에서도 준우승하며 정상급 실력을 뽐냈다. 티에리 누빌은 “올해 시즌이 마지막까지 챔피언 타이틀을 위해 노력을 했지만 아쉽게 준우승했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마지막까지 경쟁을 하면서 역전 우승한 이탈리아 랠리”라고 말했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WRC는 F1과 함께 세계 자동차경주대회 양대산맥을 이룬다. 전용 서킷에서만 진행되는 F1과 달리 세계 13개국에서 자갈길과 눈길, 산길 등을 연간 1만km 이상 달려 승부를 겨루는 경기다. 험한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 자체가 묘기에 가까울 정도로 극한의 레이싱이다.

현대차의 3연속 종합 준우승은 극적으로 만들어졌다. WRC 시즌 마지막 대회인 호주랠리(11월15~18일)에서 현대 월드랠리팀 헤이든 패던이 2위를 기록해 준우승에 필요한 팀 포인트를 획득한 것. 티에리 누빌(사진)은 “현대차가 WRC에 큰 지원을 해 주고 있다”며 “또한 N 브랜드 개발을 통해 경쟁력 있는 레이싱카를 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고성능사업부장은 “현대차는 올 한해 전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압도적인 주행성능과 기술력을 알렸다”며 “이는 현대차 고성능 N의 기술력이 빠른 시간 안에 최상위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N은 현대차가 개발한 고성능 브랜드로, ‘i30 N TCR’은 이를 기반으로 만든 첫번째 경주용차다. i30 N TCR은 WTCR컵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i30 N TCR로 출전한 팀이 종합우승 및 준우승을 각각 차지했고, 드라이버 부문 역시 i30 N TCR로 출전한 선수들이 종합우승과 준우승을 석권했다. WTCR 시리즈를 통해 현대의 i30 N TCR 차량은 올해 총 우승 13번, 11번의 폴 포지션과 14번의 최고 속도 트랙 기록을 세웠다. WTCR는 자동차 제조사의 직접 출전은 금지하고 제조사의 경주차를 구매한 프로 레이싱팀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다.

현대차가 처음으로 서킷 레이싱 사업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가브리엘은 i30 N TCR의 개발과 테스트를 주도한 인물이다. 또 이번 우승을 통해 본인이 갖고 있던 최고령 우승자 타이틀 기록을 56세로 갱신했다. 그는 “TCR 모델 개발을 현대차와 함께 진행했다”며 “지난해 i30 N TCR을 타고 중국경기에서 우승을 해 시작이 좋았고, 여기에 최적의 섀시를 보강해 올 시즌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i30 N TCR은 전세계에서 열린 각종 대회에 출전해 인상 깊은 활약을 이어갔다. 안드레아 아다모 현대차 커스터머 레이싱부 차장은 “현대차 고객들은 하나같이 이번 시즌에 i30 N TCR의 성능을 유감없이 발휘해 줬다”며 “이 결과를 근거로해서 우리는 현대 모터스포츠 커스터머 레이싱 부서를 계속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안드레스 미켈슨, 티에리 누빌, 가브리엘 타퀴니.
왼쪽부터 안드레스 미켈슨, 티에리 누빌, 가브리엘 타퀴니.

이 같은 차량을 통해 얻은 기술은 고성능 N 브랜드 차량에 이전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현대의 고성능 차량 및 모터스포츠 부서에 그 기술이 반영되고 있다. 안드레아는 “현대차에서는 모터스포츠와 고성능이 함께 움직인다”며 “우리는 그 우승 감각을 전 세계의 커스터머들에게 이전해 주고 또 현대차를 드라이빙하는 즐거움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국내와 북미 시장을 겨냥한 ‘벨로스터 N’을 두번째 고성능 모델로 선보인 뒤 지난달 파리모터쇼에서 세번째 고성능 모델인 ‘i30 패스트백 N’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티에리 누빌은 “현대차는 여러 고성능 모델을 앞세워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며 “앞으로 N 브랜드는 패들 시프트추가와 제동 능력을 더욱 보강하면 최고의 고성능차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제=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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