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SOC 등 남북경협株 무더기 상한가… 설레는 ‘증시의 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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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석달만에 2500선 회복
현대로템 등 개장하자마자 껑충
외국인 사흘째 “사자”… 상승 주도, 환율 8.6원 떨어진 1068원
“경협주 쏠림… 단기 과열 주의해야”

남북 정상회담에 따른 한반도 해빙 분위기의 훈풍이 주식시장에 불면서 코스피가 석 달 만에 2,500 선을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도 8원 넘게 떨어져 1060원대로 내려섰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98포인트(0.92%) 오른 2,515.38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올 2월 2일(2,525.39) 이후 처음 2,500 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9.89포인트 오른 2502.29를 나타내며 단숨에 2500 선을 넘어선 뒤 외국인의 ‘사자’에 힘입어 2510 선도 가뿐히 돌파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84억 원, 110억 원을 매도했지만 외국인이 2424억 원을 순매수하며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째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남북 정상회담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감 완화가 외국인들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북 경협에 따른 기대감으로 사회간접자본(SOC) 관련주들이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남북 경제협력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히는 현대건설은 전거래일보다 26.19%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철강·금속(6.13%), 기계(2.69%), 전기·가스(2.64%), 화학(2.56%) 등이 올랐다.

철도 관련주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남북을 연결하는 고속철도를 언급한 것에 따른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현대로템, 부산산업, 하이스틸, 서암기계공업 등 철도 관련주들은 이날 개장하자마자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며 액면분할로 거래중지 기간인 삼성전자가 빠져있는 증시를 이끌었다.

단기 과열 현상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거래 정지인 상황이라 대형주 수급 부재인 만큼 대북 관련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흐름이 좋긴 하지만 단기 급등세를 보여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6원 떨어진 달러당 10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된 지난달 27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4.3원 내린 데 이어 이날 급락세를 보이며 원화 가치는 2거래일 동안 1.2% 올랐다. 원화 강세 역시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크게 완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원화는 미국 달러화뿐만 아니라 일본 엔화 등에 대해서도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낮 12시경 1065.7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10원 넘게 떨어지다가 다시 반등해 결국 개장가로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의 전반적인 활력이 떨어져 있고 수출 증가세도 뚜렷하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북한이 확실한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원화 가치 상승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남북 관계 개선과 경제 협력으로 원화가 완만한 강세를 보이겠지만 추가적인 화해 신호가 없다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이건혁 기자
#남북 정상회담#코스피#증시#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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