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주력 수출품목 13개 중 9개는 3년 전보다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호황 덕분에 전체 수출이 크게 뛰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자축할 상황이 아니라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3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와 2014년 수출 실적을 비교한 자료를 냈다. 2012년부터 매년 성장하던 수출은 2014년을 기점으로 꺾여 2015, 2016년 역성장을 기록했다. 다행히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15.8% 뛰며 3년 만에 무역 1조 달러를 회복했다.
연구원은 반도체, 컴퓨터, 가전 등 주력 수출품목 13개의 변화추이를 관찰한 결과 수출 호황은 소수 품목에 편중됐다고 결론 냈다. 2014년과 비교해 13개 품목 중 반도체, 컴퓨터, 선박류, 일반기계 등 4개만 성장을 기록했다. 나머지 가전,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자동차, 섬유류,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철강제품 등 9개 품목 수출액은 3년 전보다 줄어들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56.3% 늘었지만 가전은 40.5%나 쪼그라들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었다.
수출 물량과 금액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수출 물량이 증가한 속도보다 수출 금액이 증가한 속도가 약 2배 빨랐던 것. 연구원은 “D램 현물 가격이 89.9%, 낸드플래시가 49.1% 올라 수출 금액 증가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즉 반도체 가격의 변동에 따라 한국 수출실적도 휘청거릴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전망도 비관적이다. 연구원은 “연초부터 이어진 원화강세, 고(高)환율이 수출 둔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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