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기아자동차 전시관에서 안내 직원이 방문객들에게 니로 EV 선행 콘셉트카를 설명하고 있다.(왼쪽 사진) 니로 EV 선행 콘셉트카 내부와 동일한 디자인으로 꾸며진 공간에서는 첨단 자율 주행 체험이 이뤄졌다.(오른쪽 위) 닛산 전시관에서는 운전자의 뇌에서 전달하는 신호를 인지해 좀 더 빨리 주행에 반영하는 기술에 대한 시연이 이뤄졌다. 라스베이거스=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기아자동차 제공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기아자동차는 현대자동차와 별도의 전시관을 꾸렸다. 프레스 콘퍼런스도 따로 개최했다. 현대차가 2세대 수소전기자동차 ‘넥쏘’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기아차는 현재 연구 중인 첨단 자동차 기술이 가져다줄 즐거움이 어떤 건지 전하기 위해 애썼다. CES 기아차 전시관에는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첨단 자동차가 실현되면 사람들은 어떤 혜택을 누릴 수 있는지 체험하기 위한 관람객들이 몰렸다.
기아차는 CES에서 ‘Boundless For All(경계 없는 모빌리티의 혜택)’이란 주제로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미래 모빌리티가 가져다줄 무한한 가치를 모든 고객들이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게 기아차 측 설명이다. 기아차는 이동 수단으로서의 자동차를 넘어 고객들의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혁신적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CES 전시관에서 기아차는 니로 EV(순수 전기자동차) 선행 콘셉트를 전시했다. 니로 EV를 기반으로 선보인 첨단 기술들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아마존과 기술 협업을 통해 제작한 ‘운전자 안면 인식 기술(Facial Recognition Technology)’을 비롯해 ‘능동 보행자 경고 시스템(Pedestrian Attention Warning)’ ‘스마트 터치 스티어링 휠(Smart Touch Steering Wheel)’ 등이 그것이다. 기아차 전시관 테마는 ‘Beyond Autonomous Driving’이었는데 그 말처럼 자율주행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방식으로 진화시키는 세밀한 기술들이다. 스마트 터치 스티어링 휠은 운전대를 잡는 형태 및 손가락 동작 인식을 통해 오디오 제어가 가능한 기술이다. 손가락 터치로 공조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터치 에어벤트’와 시트의 진동을 통해 사운드의 리듬감을 전달하는 ‘진동 우퍼시트’ 등도 보다 편리하고 즐거운 자율주행을 견인할 요소 기술들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기아차는 시트 위치별로 분리된 사운드가 재생되는 ‘독립 음장 제어 시스템’, 도로로 접근하는 보행자에게만 경고음을 방사하는 ‘능동 보행자 경고 시스템’ 등 한 단계 진보한 사운드 기술도 선보였다. 스마트 시티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들도 흥미로웠다. 스마트 시티는 올해 CES 전체 주제어이기도 했다. CES에 참가한 업체들은 앞다퉈 스마트 시티와 연관된 기술을 강조했다. 기아차 전시관에서는 실시간 교차로 정보를 공유하고 차 안에서 편리하게 주차 예약을 하는 기술 등이 시연됐다. 기아차는 “CES에서 선보인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융합 기술력 확보에 더욱 집중해서 미래 스마트카 시장을 이끄는 선도 업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닛산은 CES에서 운전자 뇌에서 전달하는 신호를 해석할 수 있는 차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뇌의 생각을 미리 감지해 이를 주행 기술에 적용시킨다는 콘셉트여서 많은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닛산은 기술을 Brain-to-Vehicle(B2V)로 명명했다. 닛산 측은 “B2V 기술이 운전자를 위한 반응 시간의 속도를 높이고 더 편리한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로 지속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B2V 기술은 운전자의 뇌가 핸들을 돌리거나 가속페달을 밟는 등의 움직임을 시작할 것이라는 신호를 감지하면, 운전자 보조기술이 더 빨리 그 행동을 취한다. 닛산에 따르면 운전자보다 0.2∼0.5초가량 더 빨리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반응시간이 단축되면 주행 성능을 향상시켜준다. B2V 기술은 운전자의 불편함을 감지함으로써 자율 주행 모드에서 인공지능이 주행 설정 혹은 주행 스타일을 변경할 수도 있다. B2V 연구를 총괄하는 일본 닛산 연구센터의 수석 혁신 연구가인 루치안 게오르게 박사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운전자 시야에 보이는 것을 조절해 더욱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니엘레 스킬라치 닛산 부사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율주행에 대해 생각할 때면 인간이 기계에 대한 통제력을 포기한 매우 비인간적인 미래를 상상하지만 B2V기술은 그 반대다. 이 기술을 통해 운전은 더욱 흥미롭고 즐겁게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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