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길’ 찾아 다보스 가는 최태원

  • 동아일보

23일 개막 다보스포럼 2년만에 참석
황창규 회장 등 재계인사 다수 출동… ‘균열된 세계서 공동미래 창조’ 주제
글로벌 불안정성 대안 마련 나설듯… ‘보호무역’ 트럼프 참석여부도 관심

23일(현지 시간)부터 26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총회(다보스포럼)에 최태원 SK 회장이 2년 만에 참석한다. 다보스포럼은 세계 주요 정·재계 인사와 석학들이 참석하는 ‘경제올림픽’으로 통한다. 최 회장은 1998년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포럼에 참석해 왔다. 지난해에는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친동생인 최재원 SK 부회장을 보냈지만 올해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직접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특히 올해 다보스포럼의 메인 주제는 ‘균열된 세계에서 공동의 미래 창조(Creating a Shared Future in Fractured World)’로, 그동안 최 회장이 강조해 온 ‘공유 경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CEO 세미나’에서 2018년 주요 경영방침으로 ‘공유인프라 구축’을 제시했다. ‘함께하는 성장, New SK로 가는 길’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최 회장과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은 계열사별로 갖고 있는 자산을 외부로 개방하거나 사회적 가치를 위해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21일 재계 관계자는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전 세계에서 2500여 명의 정재계 인사가 참석한다”며 “2년 만에 포럼 현장을 찾는 최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근 추진해 온 SK식 공유경제와 시너지를 낼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 회장 외에도 ‘다보스 단골’로 꼽히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도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전무는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하자마자 부친과 함께 다보스를 방문해 글로벌 무대에 데뷔한 이래 올해까지 8년 연속 참석하게 된다. 황창규 KT 회장과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도 현장을 찾는다. 지난해 참석했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올해 불참한다.

최근 다보스포럼 현장에 참석했던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핵심 세션 외에도 워낙 많은 글로벌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연례행사이다 보니 사업 관련 미팅이 30분에서 한 시간 단위로 줄줄이 이어진다”며 “특히 즉석에서 이뤄지는 만남이 많다 보니 총수들이 바쁜 일정을 쪼개서라도 현장을 찾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저성장 고착화 및 사회적 불균형, 국가 간 분쟁 확대 등 전반적으로 글로벌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데 따른 대안 마련이 주로 논의된다.

보고서는 “최근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잠재성장률은 하락 추세라 이를 제고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기술 격차와 이에 따른 빈부 격차, 성별 격차 등 사회적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도 글로벌 거버넌스 참여 확대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강화하고 잠재성장 제고 노력을 통한 지속 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6일 기조연설을 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대로 참석해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지에도 많은 관심이 모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 18년 만에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다만 미국 의회가 예산 합의에 실패한 뒤 연방정부가 20일 셧다운(shutdown·잠정 폐쇄)에 들어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이 불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중단됐던 ‘한국의 밤’ 행사는 25일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를 위한 자리로 다시 열린다. 외교부와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공동으로 여는 ‘한국 평창의 밤’ 행사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최태원 회장 등 국내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해 세계 각국 고위급 인사와 기업인을 대상으로 올림픽을 알릴 예정이다.

김지현 jhk85@donga.com·한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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