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녹인 분양열기… 주말 본보기집 23만 인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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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양천구에 문을 연 ‘광명에코 자이위브’ 본보기집이 예비청약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흘간 3만여 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지난 주말 전국 각지에서 문을 연 본보기집은 매서운 한파에도 23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리며 분양 열기를 이어갔다. 
GS건설·두산건설 제공
17일 서울 양천구에 문을 연 ‘광명에코 자이위브’ 본보기집이 예비청약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흘간 3만여 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지난 주말 전국 각지에서 문을 연 본보기집은 매서운 한파에도 23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리며 분양 열기를 이어갔다. GS건설·두산건설 제공
서울의 아침 수은주가 영하 11도까지 뚝 떨어진 17일. 서울 양천구 목1동에 문을 연 ‘광명에코 자이위브’ 본보기집 앞에는 오전 8시경부터 방문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설치된 대형 천막 안에는 100m가 넘는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개장일인 15일부터 이날까지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3만여 명. 경기 광명시에서 온 이모 씨(38)는 “서울과 인접한 광명뉴타운에서 처음 분양하는 아파트인 데다 내년부터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해서 연말에 청약을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12월 아파트 분양시장은 막바지 물량이 대거 쏟아지며 분양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전국 각지에서 문을 연 본보기집 10여 곳에는 23만 명이 넘는 예비청약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선보인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본보기집은 사흘간 2만7000여 명이 다녀갔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일산자이 2차’ 본보기집도 2만5000명이 넘게 방문했다.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으로 동시에 묶인 세종시에서도 본보기집 2곳에 각각 3만4000명 이상의 예비청약자가 몰렸다. 앞서 이달 14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세종 리더스포레’ 아파트는 정부의 겹겹 규제에도 평균 84 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전국 24개 단지에서 약 1만8000채가 청약을 진행한다. 이달 들어 최대 물량이다. 이를 포함해 12월 전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4만400여 채로 분양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겨울철 비수기’로 꼽히는 12월에도 분양 열기가 지속되는 것은 내년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선 영향이 크다. 실수요자들도 최근 주택대출 금리가 치솟고 내년부터 도입되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을 앞두고 청약을 서두르고 있다. 세종시 본보기집을 찾은 최모 씨(40)는 “대출 규제에 금리 상승 부담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만큼 서둘러 내 집 마련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분양시장을 포함해 전반적인 주택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신DTI 도입 같은 강력한 정부 규제가 시행되는 데다 금리 인상, 수도권 입주 물량 급증 등이 맞물려 있어서다. 이미 서울 아파트 값 상승폭이 주춤하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17% 올라 2주째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내년 신규 분양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32만여 채로 올해(약 38만 채)보다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은 분양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정부의 규제가 강화돼 입지가 좋고 상품성을 갖춘 곳에만 청약 수요가 몰리는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분양#본보기집#부동산#양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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