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 서울 영등포구의 KEB하나은행 영업점. 한 직원이 당일 들어온 100달러짜리 미화를 위폐감별기로 감식하던 중 의심되는 지폐 한 장을 발견했다. 이 직원은 본점에 연락해 위폐 여부를 정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은행 측은 약 한 달에 걸친 작업 끝에 이 지폐가 지금까지 한 번도 발견된 적 없는 신종 초정밀 위조지폐(슈퍼노트)란 사실을 밝혀냈다.
KEB하나은행은 6일 신종 슈퍼노트를 발견해 금융권에 지폐의 형태와 식별 방법 등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슈퍼노트는 보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특수 잉크와 용지 등을 사용해 실제 지폐와 매우 유사하게 만든 위조지폐를 뜻한다.
이호중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장은 이 지폐를 정밀 분석하던 중 숨은 그림의 형태가 기존의 슈퍼노트와 조금 다른 점을 발견했다. 지폐를 불빛에 비추면 드러나는 벤저민 프랭클린 초상의 눈빛과 입 모양이 지금까지 발견됐던 슈퍼노트와 비교했을 때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하나은행은 즉시 국가정보원의 위폐 담당 부서에 추가 분석을 의뢰했다. 국정원은 약 한 달간 분석한 끝에 4일 “지금까지 발견된 적 없는 슈퍼노트”라는 사실을 하나은행에 확인해 줬다.
그동안 슈퍼노트는 100달러 지폐 유통량이 많았던 1996, 2001, 2003년에 발행된 지폐에서만 발견됐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지폐는 2006년판을 본뜬 것이다.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 분석 의뢰가 들어오는 지폐는 연간 600∼800장으로 이 중 20∼30%가 위폐로 확인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이미 많은 양의 지폐가 시장에 풀렸을 가능성도 있어 서둘러 금융권 전역에 신종 슈퍼노트의 유형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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