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 기업]CJ오쇼핑, 베라왕과 손잡고 ‘TV홈쇼핑 위상’ 한단계 업그레이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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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은 기존에 중저가 상품 채널 이미지가 강했던 TV 홈쇼핑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계적인 명성의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베라왕(Vera Wang)과 단독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의류, 잡화, 언더웨어, 인테리어 상품을 판매하면서부터다.

CJ오쇼핑은 2012년 베라왕과 첫 인연을 맺었다. 2001년 업계 최초로 출시한 언더웨어 자체브랜드(PB) ‘피델리아’의 개선 방안을 모색하던 CJ오쇼핑은 미국 뉴욕의 베라왕 본사를 찾아가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타진했다. 수차례의 설득 끝에 계약에 성공한 CJ오쇼핑은 피델리아와의 합작 브랜드인 ‘베라왕 포(for) 피델리아’를 국내에 출시했고 2012년 론칭 방송에서만 10억 원이 넘는 주문을 받았다.

언더웨어 성공 이후 CJ오쇼핑은 2014년 초반부터 패션 카테고리 전반에 걸쳐 베라왕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 체결에 나섰다. CJ오쇼핑 임원을 비롯한 패션 담당자들이 한 달에도 몇 번씩 뉴욕을 방문해 기획력과 품질을 설명하는 열의를 보였다.

초기에 베라왕 측은 아시아의 홈쇼핑 회사로 라이선스를 확대하는 것에 소극적이었지만 결국 1년여의 협상 끝에 2015년 4월 의류, 잡화, 인테리어의 라이선스를 CJ오쇼핑과 국내 단독으로 체결하게 됐다.

CJ오쇼핑은 같은 해 8월 말 ‘VW베라왕’ 브랜드로 트렌치코트, 니트, 부츠 등의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VW베라왕의 ‘VW’는 베라왕의 영문 이니셜이다. 베라왕 측에서는 처음에 ‘화이트 바이(by) 베라왕’, ‘블랙 by 베라왕’과 같은 미국 현지 라이선스 형태의 브랜드를 제안했지만 CJ오쇼핑은 차별화를 위해 자체 브랜드명인 VW베라왕을 요청했다.

출시 및 판매 구조도 완전히 새롭게 바꿨다. TV 홈쇼핑의 패션 제품은 2, 3개월 동안 제품을 준비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CJ오쇼핑은 베라왕을 전담하는 별도 조직을 운영하며 최소 6개월 전부터 트렌드 분석과 상품 기획, 샘플 작업 등의 모든 작업을 미국 본사와 함께 진행했다. 완성된 샘플은 매 시즌 베라왕 뉴욕 본사의 최종 결정 과정을 거친다. 미국 측 실무자들과 CJ오쇼핑의 담당자들이 번갈아 한국과 미국을 방문하며 판매실적을 분석하고 다음 시즌 콘셉트와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논의한다.

운영 초기 베라왕 본사는 일방적으로 기준을 제시하고 맞춰 달라는 요구가 많았지만 점차 본사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했다.

CJ오쇼핑은 매월 특이사항을 적은 월별 리포트를 베라왕 본사에 보내며 소통에도 힘썼다. 노력의 결과 현재는 베라왕 본사에서 한국 홈쇼핑 시장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베라왕은 기존의 홈쇼핑 주 고객층인 4050세대는 물론 2030세대 젊은 여성 고객층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홈쇼핑 패션 브랜드에 대한 고객 인식을 높였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론칭 이후 총 1700억 원의 누적 주문 금액을 기록한 브랜드로 성장했다.

CJ오쇼핑은 베라왕 브랜드 제품을 통해서만 올해 약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베라왕#v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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