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르면 11월 임원 인사… 오너 공백 메우고 정상화 총력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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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1심 실형 선고후 공백 장기화 대비해 내부 재정비

12일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밖으로는 이 부회장 무죄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안으로는 회사 경영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인사팀은 이르면 다음 달 임원 인사를 내는 것을 목표로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겪기 전 삼성전자는 통상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임원 인사를 해 왔다. 다만 미래전략실 해체 후 체계가 완전히 잡히지 않아 인사 작업을 마무리하고도 발표를 미룰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손을 놓고 있던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국정 농단 청문회 등으로 정기 임원 인사를 하지 못한 탓에 인사 공백이 이어진 지 사실상 2년째가 됐다”며 “교체돼야 하는 사람들이 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회사 경영 차원에서는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기 인사를 내지 못한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구속 이후인 올해 5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임원 인사를 진행했다. 당시에도 주요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낸 임원 54명에 한해 승진 및 보직 이동 인사만 냈다. 이후로는 인사 수요가 발생했을 때마다 부사장 이하 임원급에 대해서만 수시 인사를 진행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1심에서 실형 판결이 나오면서 이 부회장의 공백이 예상보다 길어짐에 따라 삼성전자도 멈춰 있던 경영시계를 다시 움직일 때가 됐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초 미래전략실 해체 시점을 전후로 안식년 휴가를 떠났던 미래전략실 출신 고위 임원들이 지난주부터 속속 업무 복귀 중이라 인사 요인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대규모 사장단 인사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는 당초 임원 인사 후 연이어 사장단 인사를 했지만 이번엔 더 이상 지체하기 어려운 실무급 임원 인사부터 진행하되 정말 필요한 부문에 한해 사장 인사가 소폭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정기 임원 인사를 하면 다른 주요 계열사들도 자율적으로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열사별 자율 경영을 선언한 만큼 각사 인사팀이 주도하되 최고위급 인사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의 의중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3일 3분기(7∼9월)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치인 14조 원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3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이 61조7900억 원, 영업이익이 14조3400억 원 수준이다. 사상 최대였던 2분기 매출액(61조 원) 및 영업이익(14조700억 원)보다 더 늘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10∼12월)에 또 한 번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호실적에 힘입어 매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에게 회사의 빠른 경영 정상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 추세를 이어 나간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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