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화이트 “진동 적고 360도 회전… 부모가 쓰기 편해야 좋은 유모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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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유모차’ 오르빗베이비 창립자 브라이언 화이트 인터뷰

“부모가 행복해야 그 감정이 아이에게로 전해집니다.”

프리미엄 유모차 브랜드 ‘오르빗베이비(Orbit Baby)’ 창립자인 브라이언 화이트 최고디자인책임자(CDO·42·사진)가 말한 육아용품의 디자인 철학이다. 아이만을 위한 것이 아닌 유모차를 사용하는 부모들부터 먼저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오르빗베이비는 유명 영화배우들이 사용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할리우드 유모차’란 애칭이 붙었다.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중국 등 세계 15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동대문구 JW메리어트동대문에서 만난 화이트 CDO는 “오르빗베이비가 한국 기업과 만나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고 했다. 국내 유아용품 전문기업 ‘세피앙’은 최근 오르빗베이비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한국 기업이 된 것이다. 미국에 있는 오르빗베이비 본사는 제품 개발과 디자인을 총괄하고, 세피앙이 자회사로 설립한 ‘오르빗베이비코리아’가 마케팅과 유통을 맡는다.

화이트 CDO는 미국 스탠퍼드대 공학자 출신이다. 첫아들을 기르는 동안 유아용 카시트를 쓰면서 느낀 불편이 창업 동기가 됐다. 그는 2004년 대학 동창생과 함께 오르빗베이비를 창업했다.

회사 설립 2년 만에 세계 최초로 360도 회전 기능을 가진 유모차를 출시해 국제특허를 받고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올랐다. 화이트 CDO는 “360도 회전 기능은 아이의 시각 발달에 도움이 되고 부모와 정서적인 교감을 하는데도 좋다”고 했다.

오르빗베이비가 3년 만에 출시한 신제품 유모차 ‘G5’. 오르빗베이비코리아 제공
오르빗베이비가 3년 만에 출시한 신제품 유모차 ‘G5’. 오르빗베이비코리아 제공
그는 유모차도 자동차처럼 승차감이 좋아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인 유모차에는 스프링이 들어가는데 오르빗베이비는 ‘쿼드쇼크(Quadshock)’라고 불리는 견고한 서스펜션이 장착돼 있다. 유모차에 탄 아이가 진동을 최소한으로 느끼도록 충격을 흡수해 준다”고 설명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김준만 오르빗베이비코리아 최고경영자(CEO·46)는 “아이를 낳으면 삶의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오르빗베이비의 사회적 역할”이라고 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편리성을 높인 육아용품이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화이트 CDO는 “세계 주요 시장에서 저출산 추세가 나타나면서 육아용품 시장도 침체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있다. 하지만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육아용품 시장은 과거보다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미래의 유모차는 어떤 모습일까.

화이트 CDO는 “더 가벼우면서도 안정성을 갖춘 유모차를 만들기 위해 늘 신소재를 고민하고 있다. 자동차처럼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유모차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김 CEO도 “신기술에 적응이 빠른 한국의 젊은 부모들을 위해 유모차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오르빗베이비는 현재 20% 수준인 국내 프리미엄 유모차 시장 점유율을 내년까지 30%로 올려놓겠다는 포부다. 경영권이 한국 기업에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오르빗베이비는 그간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를 제품 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한 손으로 유모차를 밀면서 다른 손은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거나, 유모차에 자외선 차단이 되는 ‘파파라치 실드’ 기능을 더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김 CEO는 “3년 만에 나온 신제품 유모차 ‘G5’ 출시로 오르빗베이비를 프리미엄 유모차뿐 아니라 글로벌 유아용품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오르빗베이비#유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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