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환자 치료에도 사용되는 ‘오르골 음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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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나는 신기한 태엽 장난감 정도로만 알고 있는 ‘오르골’을 일본에서는 내과나 피부과, 류머티스과, 알레르기과 등 여러 임상과에서 치료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신과 신체 건강을 복원, 유지 및 향상시키기 위한 치료 목적으로 음악을 사용하는 과정을 ‘뮤직 세러피’라 하는데 스위스 뢰주라는 회사가 만든 치료용 오르골을 일본인들이 뮤직 세러피에 활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종류의 뮤직 세러피는 심신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 혈압과 호흡 안정, 집중력 향상뿐 아니라 환자와 함께 음악을 들은 환자의 가족, 지인들에게까지도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수술한 환자에게 수술 후 들려주는 음악은 325mg의 타이레놀 복용과 같은 효과가 있으며, 조숙아에게는 뇌 발달에 필요한 청각적 자극이 뇌 발달 속도를 높여 정상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물론 인체에 좋은 영향을 주는 건 숲에서 나오는 자연 바람이나 오케스트라 연주 등 다양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일 숲에 가거나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기는 힘들다. 이에 일본인들은 가까이에 두고 직접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오르골에 주목했다. 일본 오사카대와 교토대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귀에 들리지는 않지만 뇌에서 파장으로 들을 수 있는 세러피용 오르골의 저주파와 고주파가 뇌간과 시상 하부의 혈류를 활성화해 전신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

최근 오르골은 이러한 의학적 용도 외에 명품 시계가 다져놓은 아날로그 시장에도 발을 들여놓고 있다. 원래 스위스 제네바의 시계 장인들이 고안한 자동 연주 기기인 오르골은 오디오의 등장과 세계대전, 대공황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아날로그 명품이라는 이름으로 회생했고, 불황의 스트레스로 우울하거나 불면의 밤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치유 오르골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다. 우리 주변에 혹시 무한한 잠재력을 숨긴 채 숨죽이고 있는 아이템은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김진영 연세대 의대 의학교육학과 교수 겸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장 kimjin@yuhs.ac
#오르골#환자#치료#뮤직 세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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