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치료제 ‘인보사’ 개발 19년만에… 국내 첫 판매 허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3일 03시 00분


수술없이 무릎 관절염 치료
1100억 투자… 美-日 진출 탄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61)이 공들여온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가 마침내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1998년 인보사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19년 만이다. 다만 가장 기대됐던 ‘연골 재생 효과’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시장은 크게 실망한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일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시판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유전자 치료제로는 국내에서 첫 허가를 받은 사례이다. 국산 신약으로는 29번째 의약품이다. 이르면 10월경 출시된다.

이 회장은 인보사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여 왔다. 1남 2녀를 둔 그는 평소 인보사를 가리켜 ‘네 번째 아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인보사 개발 투자액만 1100억 원이 넘는다.

인보사는 염증을 억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TGF-β1 유전자’가 들어간 유전자 치료제다. 유전자 치료제는 제 기능을 못하는 유전자를 고치거나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해 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을 통칭한다. 질병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기 때문에 일반 치료제보다 부가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인보사는 수술이나 약물·물리 치료 없이도 주사제로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어 획기적”이라고 설명했다. 주사를 한 번 맞으면 1년간 약효가 유지된다.

인보사 판매 허가 소식에도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이날 2만7700원(15.84%) 떨어진 14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초 인보사는 통증 완화와 연골 재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그러나 “연골 재생 효과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임상을 통해 인보사의 연골 재생 효과를 다시 입증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코오롱#유전자치료제#인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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