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악녀’의 모터사이클로 추격 명장면 연출한 코멧 250R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성규 기자의 아, 저 차 영화에서 봤어!

영화 ‘악녀’의 한 장면.
영화 ‘악녀’의 한 장면.
한국 액션 영화에서 오랜만에 그럴듯한 여전사(아니, 여성 킬러가 맞을지도…)가 등장했다. 바로 영화 ‘악녀’의 숙희(김옥빈 분). 할리우드 히로인의 대표격인 ‘원더우먼’과 극장가를 이끌고 있는데, 영화를 보면 원더우먼과 싸워도 숙희가 이길 것 같은 기세다.

이 영화는 올드보이, 박쥐, 킬빌, 유주얼서스펙트 심지어 타짜(왜 하필 ‘코발트블루’가 언급되는지)에서까지 영향을 받은 듯 익숙한 장면들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 액션과 촬영기법만큼은 확실한 자기만의 스타일을 보여준다. 두고두고 회자될 많은 액션 장면이 탄생한 가운데 그중에서도 숙희의 첫 임무에서 보여준 ‘모터사이클 칼부림’ 장면은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검은색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탄 숙희와 추격자들이 일본도를 들고 ‘칼부림’을 벌이는데, 현실세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액션이다. 모터사이클 추격 장면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종종 보이긴 했지만 한국 영화에서는 오랜만에 등장해 반가운 느낌인데, 아찔한 칼 액션까지 그 위에 더해져 긴장감을 더한다.

킬러 숙희가 입은 옷 색깔만큼이나 영화에 등장한 모터사이클도 온통 짙은 검은색으로 도배가 돼 있어 어떤 기종인지 한 번에 알기는 쉽지 않다.

기자가 영화사 측에 확인해본 결과 이 장면에 쓰인 모터사이클은 KR모터스(구 S&T모터스) 코멧 250R. 수입 모터사이클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기 전 국내 모터사이클 마니아들에게 사랑받은 대표적인 국산 모델이다. 효성모터스 시절부터 지금까지 KR모터스의 주력 제품이기도 하다.

한참 칼싸움이 이어진 끝에 숙희는 다리 위에서 강으로 모터사이클과 함께 떨어지고 만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보이는 모터사이클이 추격 장면의 것과는 다른 기종임을 알아채기는 사실 쉽지 않을 것이다. 이때 쓰인 기종은 혼다의 CBR125R. CBR 시리즈는 코멧과 함께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표적인 스포츠 모터사이클 모델이자 오랜 기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특히 125R는 많은 모터스포츠 입문자가 가격 대비 성능과 타기 편안한 포지션 때문에 입문용으로 택하고 있다. 추락 장면에서 추격 장면과 다른 모터사이클을 쓴 것은 아마 물에 빠뜨려야 해서 폐차 직전의 다른 모델을 구한 것 아닐까 싶다.

※1년 전 시작한 ‘아, 저 차 영화에서 봤어!’는 이번을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차를 보면서 영화를 보는 재미가 더해졌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car&tech#코멧 250r#악녀#김성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