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졸업생들의 ‘맛있는 창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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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이공대, 교내에 푸드트럭… 창업 지원 나서
박재훈 총장 “2대 정도 추가할 것”… 대구 남구도 ‘푸드트럭 거리’ 추진

7일 영남이공대 기계공학관 앞에서 박재훈 총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김영진 ‘펀 푸드(Fun Food)’ 대표의 개업을 축하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7일 영남이공대 기계공학관 앞에서 박재훈 총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김영진 ‘펀 푸드(Fun Food)’ 대표의 개업을 축하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푸드트럭은 한때 규제 완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초기 자본 부담이 적어 창업이 이어졌다. 그러나 영업이 가능한 지역이 한정돼 시동을 끄는 날이 많았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영남이공대와 대구 남구가 푸드트럭 자립 여건 만들기에 손을 맞잡았다. 푸드트럭 1대로 시작하지만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가 도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7일 오전 11시경 대구 남구 영남이공대 기계공학관 맞은편. 캠퍼스에서는 낯선 푸드트럭이 영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직원은 2월 이 대학 식음료조리계열을 졸업한 김영진(23), 김정원(24), 이수범 씨(23). 각종 요리대회 수상 경력이 화려한 이들은 취업 대신 자신들만의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창업을 선택했다.

푸드트럭 이름은 ‘펀 푸드(FUN FOOD)’. 빠르고(Fast), 특별하며(Unique), 새로운(New)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는, 이동식 레스토랑이라는 뜻을 담았다. 3월부터 최근까지 테마공원에서 시범 운영하며 경험도 쌓았다.

메뉴는 여러 야채를 곁들여 서양식 만두피(토르티야)에 돌돌 말아 먹는 샌드위치 랩과 비슷한 재료를 그릇(박스)에 담아 섞어 먹는 것 2가지다. 대학생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값은 1인분에 4000원으로 정했다.

첫 손님은 박재훈 영남이공대 총장(50)이었다. 대학 본관 직원들에게 줄 음식을 주문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닭튀김이 바삭해 식감이 좋다”, “야채가 신선하고 아몬드 씹는 맛이 최고”라는 칭찬이 이어졌다. 관광계열 2학년 김은지 씨(20·여)는 “맛도 좋고 양도 푸짐해 점심으로는 그만인 것 같다”며 웃었다.

펀 푸드는 이날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2시 반까지 준비한 70인분을 모두 팔았다. 최근 3일간 200인분을 판매했다. 김영진 대표는 창업 초기의 어려움을 모교에서 덜어줬다는 고마움에 재료 양을 늘리고 맛을 더한 추가 메뉴로 손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영남이공대가 푸드트럭의 캠퍼스 영업을 허락한 것은 학교 정문 쪽에 비해 서문 쪽 음식점이 부족한 사정을 개선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3월 취임해 교내를 둘러보던 박 총장이 학생 창업과 복지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다가 번뜩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박 총장은 “2대 정도를 추가할 계획”이라며 “학생 창업과 성장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68년 설립된 영남이공대는 교육부의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에 6년 연속 선정됐다. 한국생산성본부의 국가고객만족도는 4년 연속 1위, 교육부의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사업)에도 선정됐다.

남구도 관내 푸드트럭 영업 지역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푸드트럭 거리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남구는 여가와 음식이 어우러진 앞산 ‘맛둘레길’ 성공 경험을 접목할 계획이다. 남구 관계자는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남구만의 차별화된 푸드트럭 활성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영남이공대#교내#푸드트럭#창업#박재훈#총장#대구#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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