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의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지 않으면 경영권 박탈을 강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을 사실상 방해한 데 따른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이 무산되는 수순을 밟을 경우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박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박 회장은 현재 이한섭 사장과 함께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에 앞서 채권단은 박 회장 측에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허용 여부를 9일까지 알려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이날 “상표권 사용 문제 등을 검토 중이며 공문에는 9일 회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가진 금호산업은 아직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 측이 상표권 사용에 부정적이라고 회신하거나 기한까지 답을 주지 않는다면 사실상 매각을 방해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의 향후 진로는 불투명해진다. 중국의 더블스타가 금호 브랜드를 쓸 수 없는 점을 들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우선 이달 말까지인 채권 1조3000억 원의 만기를 9월까지 연장하려던 당초 계획을 접는 등 박 회장 측을 최대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 만기 연장이 무산되면 현재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영업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1%로 경쟁사인 한국타이어(16.7%), 넥센타이어(13.1%)보다 현저히 낮다. 부채비율도 높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취약해지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을 채권단이 박탈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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