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은행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올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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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세 진입 기대감 솔솔

국내 민간연구소에 이어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려 잡고 있다. 올 들어 수출과 소비 등의 경제지표가 예상외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전망치 수정에 나선 것이다. 한국 경제가 길었던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회복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13일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는 한국은행도 이 같은 성장률 상향 조정 움직임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하지만 수출에서 불어온 온기가 밑바닥 경기까지 확산되지 않는 데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발 변수’가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이 여전해 경제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JP모건, 노무라 등 10개 글로벌 IB가 내놓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현재 평균 2.5%로 집계됐다. 2월 말 2.4%에 비해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특히 바클레이스는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3%에서 2.5%로 0.2%포인트나 올렸다. 그동안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꾸준히 낮춰 왔던 해외 IB들이 이례적으로 상향 조정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올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1%에서 지난달 말 2.5%로 0.4%포인트나 올려 잡았다. 올해 전망치를 2.2%로 내놓은 LG경제연구원도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국책 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달 중 발표할 경제전망에서 기존 전망치(2.4%)를 올려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IB를 비롯해 국내외 기관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국내 수출이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3개월간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냈다. 지난달 수출액은 489억 달러(약 54조8000억 원)로 1년 새 13.7% 늘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한국의 수출 회복이 제조업 생산과 설비 투자를 견인하면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부진의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기업과 소비자 등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데다 내수 소비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2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3.2% 늘어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79)도 2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제 회복 조짐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뒤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현재 진행형인 데다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의 불똥이 어떻게 튈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올 1월 성장률 전망치를 2.5%까지 낮춘 한은이 이번에 바로 상향 조정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경기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는 수출 여건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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