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고객의 감정, 마우스 동작에서 읽을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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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자들은 고객의 의사 결정이 논리적 추론과 같은 의식적인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는 가정하에 정보를 수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통해 실제 고객의 감정을 읽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소비자의 분노나 실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구매 철회나 부정적인 구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욱 집중해서 봐야 한다.

 지금처럼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연평균 10%씩 성장하는 시대에 실제로 얼굴을 맞대지 않는, 비대면 상태의 고객 감정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미국 애리조나대 등 세계 여러 대학의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은 최근 사용자들이 정보시스템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감정,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마우스 동작으로부터 추론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은 주의력 이론에 근거해 연구를 진행했다. 주의력 이론에 따르면 부정적 감정은 사람의 주의력을 떨어뜨려 목적 중심에서 상황 중심으로 사고를 변화시킨다. 즉,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주변의 방해에 민감해져 과업을 수행하는 능력이 저하되고 손동작도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으로 사용자의 부정적인 감정을 추론할 수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세 차례에 걸친 실험 결과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을 때 마우스 커서의 정확도가 낮아지고, 이동 거리가 증가하며 이동 속도도 늦어진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센서 부착이나 카메라 설치 없이 오직 마우스만을 활용해 사용자의 부정적인 감정을 분석하고 추론함으로써 새로운 감성컴퓨팅 연구 방법을 제안했다. 이제 기업들에는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와 정보시스템이 각각 사용자와 어떤 상호작용을 보이는지 살펴보고, 커서의 속도나 이동 거리를 측정해 부정적 반응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사용자의 부정적인 감정을 읽어냄으로써 개선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그로부터 수익을 이끌어내고 싶은 기업과 경영자들이 주목해볼 만한 연구다.

한진영 중앙대 산학협력중점교수 win1999@naver.com
#고객#감정#마우스#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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