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사드 리스크에도… 中쇼핑몰 투자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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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중국사업 설명회… 300여 기업 관심 집중

20일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열린 중국사업 설명회에서 강희태 롯데백화점 부사장은 “중국은 정치, 경영 리스크가 크지만 성장이 정체된 한국 시장보다는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백화점 제공
20일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열린 중국사업 설명회에서 강희태 롯데백화점 부사장은 “중국은 정치, 경영 리스크가 크지만 성장이 정체된 한국 시장보다는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백화점 제공
 “언론에서 봤는데…사드 보복 어떻게 되는 거예요?”

 20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0층 문화홀에 300여 명이 몰렸다. 롯데백화점의 중국사업 설명회를 찾은 화장품, 의류, 식품 분야의 기업 관계자들이었다. 롯데백화점의 새로운 중국 점포 입점을 고민하는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였다.

 사드 부지로 롯데그룹의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성주골프장)이 정해진 이후 롯데그룹은 중국 본부와 백화점, 마트 등 주요 사업장에 중국 정부로부터 세무조사, 소방점검, 위생점검을 받았다. 사드 보복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기업 관계자는 “중국 진출은 해보고 싶은데 불이익만 당할까 봐 겁도 난다”고 말했다.

○ “사드 보복? 법대로 하면 된다”

 참석자들의 질문에 롯데백화점 강희태 부사장이 나섰다. 강 부사장은 2014년 2월부터 롯데백화점의 중국 사업을 도맡아 왔다. 그는 “중국에서 위생점검이나 소방점검은 수시로 있는 일이다. 다만 일제히 전 사업장에 들이닥친 것이 이례적이라 놀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5개 백화점 점포에 대한 소방 및 위생점검 후 벌금은 겨우 1800만 원이었다. 규칙을 어기지 않으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가 ‘세무조사는 아직 진행 중인가’라고 묻자 강 부사장은 “그렇다”며 “법대로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자로 참석한 이헌찬 KOTRA 전문위원은 “중국 당국은 사드 보복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다만 과거에는 그냥 넘어갈 만한 일도 제대로 정밀하게 살펴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화장품 기업이 개별 위생허가를 받을 때의 성분과 실제 제품 용기에 적힌 성분이 하나라도 다르면 통관이 안 된다는 얘기다. 이 전문위원은 “중국의 비즈니스 비자인 M비자 발급도 까다로워졌다. 하지만 법대로 하면 문제가 없다.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국이다”라고 전했다.

○ 롯데 “中 시장 어렵지만 포기 못 한다”

 사드 이슈가 불거지기 전에도 중국은 어려운 시장이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는 아직 중국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중국 내 유통 시장이 빠르게 진화해 벌써 한국처럼 복합쇼핑몰과 온라인이 대세가 되고 있다. 경쟁적인 중국 경영 환경에 사드를 둘러싼 정치 이슈까지 더해져 리스크가 커졌다.

 강 부사장은 “중국 진출 10년 동안 고전한 게 사실이다. 사드 이슈도 우려스럽다. 그래도 한국 시장보다 전망이 밝은 시장이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는 중국 국영기업 중신그룹과의 합작사 설립을 계기로 중국 사업의 새로운 모멘텀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매출 60조 원을 내는 중신그룹은 부동산 개발을, 경영은 롯데백화점이 하는 방식으로 2019년까지 상하이(上海) 일대에 6개 쇼핑몰을 운영할 예정이다. 중신그룹 관계자는 “문화로 자리 잡은 한류(韓流) 콘텐츠를 도입해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오픈 예정인 선양(瀋陽) 롯데월드는 그룹 차원의 역량을 쏟는 대형 프로젝트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의 닮은꼴이다. 롯데월드, 백화점, 마트가 들어선다. 62층의 초고층 건물도 지으려 한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비행 고도 제한 등의 이슈가 있어 초고층 건물 건설과 관련해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강 부사장은 “최신 트렌드에 밝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사업가들과 함께 중국에서 성과를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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