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뷰]中증시로 갈아타 ‘트럼프 충격’ 대비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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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동식 한국투신운용 상하이사무소 소장
현동식 한국투신운용 상하이사무소 소장
지난달 미국 대선에서 대다수의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됐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중국 손보기 정책’(보복관세, 환율조작국 지정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약 2주간의 중국 증시 반응은 미국의 보복에 대한 걱정을 크게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약 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003에서 1,974로 ―1.4%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한국과 중국 증시의 이런 차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첫째, 중국 투자자들의 자신감이다. 미국의 무역보복이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일 수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전체 수출의 약 18%를 차지한다. 미국은 중국의 최대 수출대상국이다. 동시에 중국의 전체 수입 대금 중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금액의 비중도 9%로 유럽(18%)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이 무역 보복을 하면 아이폰 중국 판매 금지나 중국의 항공기 구매선을 보잉에서 에어버스로 바꾸는 등으로 중국이 맞대응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중국 정부가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 중국의 내수 소비와 고정자산 투자를 더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믿음이 크기 때문이다. 2016년 3분기(7∼9월)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7% 중에서 고정자산투자, 내수소비, 순수출의 성장기여부분은 각각 2.5%포인트, 4.8%포인트, ―0.5%포인트다. 순수출은 마이너스인 반면 투자와 소비가 사실상 성장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호무역 위협이 거세지면 중국 정부는 소비와 투자를 확대해 수출의 영향력을 축소하려 할 것이라는 믿음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당선이 중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중국 증시의 초기 반응을 중국경제가 미국과 맞설 수 있는 힘과 여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반면 한국경제는 트럼프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에 비해 훨씬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한국이라는 작은 배에 안주하다간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충격’에 대한 대응책으로 크고 안전한 중국이라는 배로 갈아 타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잠시 더 크고 안전한 배에서 위기를 피하고, 더 많은 수익을 얻어 한국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돌아오는 것이 개인이나 한국 증시에 모두 보탬이 될 수 있다.

현동식 한국투신운용 상하이사무소 소장
#트럼프#선강퉁#중국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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