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국제유가 ↑ 신흥국 증시 ↑ 과열 조심, 신중투자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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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원유생산 감축 결정 이후 투자는?

 9월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줄이는 데 동의하면서 국제 유가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최종 합의가 남아 있지만 감산을 통해 유가를 띄우려는 산유국들의 의지가 강해 합의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증시가 들썩이면서 관련 상품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국가들의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선 것은 맞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도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감산 합의에 쏠린 눈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50.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OPEC 회원국들이 감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7일(배럴당 44.67달러)보다 13.1% 상승한 수준이다. 14개 OPEC 회원국은 알제리에서 열린 비공식 회담을 통해 하루 생산량을 현재 3324만 배럴에서 3250만 배럴로 줄이기로 했다. 1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OPEC 총회에서 감산 협의가 타결될 것이란 기대감에 국제 유가는 이달 들어 꾸준히 배럴당 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감산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OPEC 회원국인 이라크가 감산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요구했고 이란과 나이지리아 등은 증산을 요구하는 등 일부 산유국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도 감산 합의라는 큰 틀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OPEC 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상승을 위한 감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OPEC 비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동참 의사를 밝히는 등 OPEC 비회원국들의 참여도 기대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20일(현지 시간) ‘상품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고 “OPEC의 감산 논의가 진행 중이며 석유 등 에너지자원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내년 국제 유가 평균 가격을 배럴당 53달러에서 5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유가 상승에 되살아나는 신흥국


 국제 유가 상승으로 산유국과 신흥국 경제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저유가로 재정 악화에 시달리던 이 국가들은 올해 유가 상승을 바탕으로 소비와 투자를 늘리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브라질과 러시아 경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역별 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브라질에 투자한 펀드가 올해에만 64.4%의 수익률을 올리며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러시아 지역 펀드는 수익률 29.8%로 뒤를 이었다.

 특히 브라질 증시가 올해에만 47.8%의 상승률을 보이는 등 브라질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 여름 개최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기대보다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여기에 과다한 복지재정 지출로 브라질 경제를 위기로 몰고 갔던 지우마 호세프 정권이 9월 초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시장 친화적 정책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브라질 기준금리가 14.25%에서 14.00%로 0.25%포인트 하락했고,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점도 호재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브라질 채권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대거 투자한 브라질 국채 수익률도 상승하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크레딧팀장은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변수지만 시장 친화적 정책과 금리 하락세를 고려하면 브라질 투자는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도 유가 회복을 바탕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 경제 제재를 주장하는 등 주변국과의 관계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변수가 남아 있다.

 신흥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지만 OPEC의 감산 합의가 실패해 유가가 다시 내리막길을 걸을 경우 또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 회복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브라질, 러시아 같은 산유국 또는 신흥국에 투자할 때 글로벌 경제 환경과 국가별 상황을 동시에 고려해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제유가#opec#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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