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머슬카가 5098만원 ‘솔깃’… 손으로 접는 사이드미러는 ‘글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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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 한국GM 쉐보레 ‘카마로 SS’

 2년여 전 쉐보레 ‘카마로’를 처음 만났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감동과 당혹스러움이 동시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감동’이라 함은 생전 처음 접하는 머슬카였던 데다,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한 ‘범블비’라는 로망까지 더해져 기대가 높았기 때문이다. ‘당혹감’은 운전석에 앉아 계기반을 볼 때부터 찾아왔다. ‘디지털’이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모든 계기반은 실제로 바늘이 움직이는 아날로그 방식이었고 내비게이션은 물론 흔한 컬러 디스플레이 자체가 없었다. 더 놀라운 점은 4000만 원이 넘어가는데도 아웃사이드미러를 직접 손으로 접어야한다는 것.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길에 착 붙어 엔진음을 즐기며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하면 그런 불만은 다소 가라앉긴 했지만 말이다.

 최근 새롭게 태어난 ‘카마로 SS’를 다시 만났다. 스포츠카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 차다. 그야말로 ‘진화’했구나 싶었다. 힘만 세고 근육만 우락부락할 뿐 딱히 내세울 건 없었던 운동선수가 노련하고 똑똑해진 데다가 적당히 살도 빼서 몸매도 좋아진 격이랄까.

 신형 카마로는 더 낮아지고 납작해졌다. 그렇지만 이전의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질감과 로봇으로 변신할 것만 같은 잘생긴 얼굴은 바뀌지 않았다. 전체적인 모습은 유지하되 다소 진지해진 듯한 모습이다. 다만 기존 카마로는 노란색이었고(그야말로 범블비), 이번 시승차는 검은색이어서 그런 느낌을 줬을 수도 있다.

 문을 열자 발판 앞에 프랑스 국기로 장식된 ‘CAMARO’라는 글씨가 운전자를 맞이한다. 카마로는 프랑스 속어로 ‘친구’를 뜻한다. 감성적인 면도 많이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었다.

 운전석에 앉으니 내가 알던 카마로가 맞나 싶다. 특히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는 계기반은 비교적 보기 좋게 디자인됐고, 무엇보다 컬러 디스플레이로 연비와 주행거리 등 여러 정보를 띄워볼 수 있다. 그리고 헤드업디스플레이(HUD)라니! 물론 최신 자동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기능들이지만, 예전 카마로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든다.

 스포츠카의 상징인 ‘D’자 형태의 스티어링휠을 잡고 시동을 걸었다. 덩치만큼 ‘빵빵한’ 엔진음이 실내를 가득 채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그리 크진 않았다. 배기량 6.2L에 8기통 엔진을 얹었다는 말에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 수도 있고, 실제로 일반 자동차보다는 훨씬 크긴 하다. 하지만 3.6L에 6기통인 이전 카마로와 엔진음과 비슷한 수준이다.

 직접 도로를 달릴 차례. 이전에는 없던 투어·스포츠·트랙·눈·얼음의 4가지 주행모드가 생겼다. 투어와 스포츠모드만 써 봤는데 그 차이가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둘 다 낮은 속도에서 즉시 급가속이 이뤄지는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단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그때부터 최대출력 455마력의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이 정도 출력이면 웬만한 포르셰보다 높은 수준. 맹렬하게 가속이 되며 제한속도까지 쭉쭉치고 올라간다. 묵직한 안정감은 가속페달을 더 밟고 싶게 만들었다.

 문이 길어서 여닫기가 불편하고 아웃사이드미러는 여전히 손으로 직접 접어야 하는 등 다소 불편한 점은 남아 있지만, 분명 카마로는 매력적으로 변신했다. 또 이번에 카마로를 타는 동안 2명이나 “이전 카마로 차주였는데 잠깐 살펴봐도 되겠느냐”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주차장에서는 사진 찍는 사람도 보이는 등 정말 관심과 사랑을 받는 차종임을 알 수 있었다. 재미있게 달릴 경우 시내에서는 L당 4km대, 고속도로에서는 6km대의 연비는 부담이지만 450마력대의 차가 5098만 원이라니 용서가 된다. 드림카가 훨씬 더 가까이 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쉐보레#카마로#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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