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처 “건보재정 5년째 흑자… 과다징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복지부 “2022년부터 적자… 적립금 쌓아놔야”
건보료 국민부담 놓고 공방

건강보험 재정이 5년 연속 흑자인데 정부가 건강보험료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걷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정부는 의료 수요가 급증할 고령사회에 대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3일 ‘2014 회계연도 결산 국회 시정요구사항에 대한 정부 조치 결과 분석’ 보고서에서 “건강보험 재정이 지난해 4조2000억 원 흑자를 내는 등 매년 적립금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건강보험료는 오히려 올려 ‘과다 징수’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건강보험 흑자로 쌓인 적립금은 2011년 1조5600억 원에서 지난해 16조9800억 원으로 올랐고, 올해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료율은 한 해 동안 받은 보수 총액을 근무 개월로 나눈 ‘보수월액’을 기준으로 2011년 5.64%에서 지난해 6.07%, 올해 6.12% 등으로 인상됐다. 다만 내년 보험료율은 동결된다.

예산정책처는 이 같은 흑자의 배경이 건강보험 지출을 실제보다 높게 예측하는 ‘과다 추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 건강보험 지출 총액을 3조8419억 원이나 과다 추계했다. 건강보험이 매년 지출을 예상하고 그에 따라 수입 계획을 세우는 ‘단기보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립금 규모를 감안해 보험료율을 결정해야 한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복지부는 노인 인구와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와 보장성 확대로 인해 2020년경부터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급격히 많아질 것에 대비한 조치라고 맞받았다. 건강보험 재정은 2022년 적자로 돌아서고 2025년 적립금마저 바닥날 것으로 예측되는데, 재정 악화가 현실화된 뒤 이를 메우려고 보험료를 한 번에 대폭 인상하면 국민의 부담이 크다는 논리다. 현행 건강보험법은 연간 지출 규모(약 50조 원)의 절반을 적립하도록 규정했다. 건강보험 지출을 과다 추계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경제성장률 등 외부 변수가 많아 2조∼3조 원 정도의 계산 오차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창준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건강보험의 수입 및 지출 규모를 정밀하게 계산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건보료#국회예산처#복지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