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격려하는 R&D 결실… 국내 최다 신약 개발

  • 동아일보

[바이오헬스 강국의 길/동아에스티]

동아에스티 사옥
동아에스티 사옥
동아제약은 최대 히트상품인 박카스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은 국내 단일 제약사로는 가장 많은 신약을 보유한 업체다. 동아제약은 2013년 전문의약품 연구개발(R&D) 부문을 분리해 동아에스티를 세우고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설립했다. 동아에스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국산 신약 27개 중 4개 신약을 보유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향후 5년 내에 새로운 파이프라인(신약후보 물질)을 2개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글로벌 R&D에 집중하고 있다. 강수형 동아에스티 사장은 “시간과 비용 투자가 필수적인 신약 개발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해외 우수 연구기관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올해 미국 보스턴에 연구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해외 연구기관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R&D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며 이후 유럽, 중국으로도 거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기초 연구가 강한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등 세계적인 연구기관과의 협력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 임상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DA-9801’의 한국과 미국 임상 3상 진행을 앞두고 있으며 당뇨병 치료제 ‘DA-1229’의 글로벌 임상과 슈퍼항생제 ‘DA-7218’의 미국 임상이 예정돼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국내 제약업체 중 처음으로 설립한 동아치매센터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파킨슨병 치료제 ‘DA-9805’의 임상 1상을 건너뛰고 임상 2상을 곧바로 신청할 예정이다. FDA는 안정성이 보장된 천연물신약에 대해 바로 임상 2상에 착수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임상이 2상부터 진행되면 전체 개발기간을 2∼3년 단축시킬 수 있다.

항생제와 항암제,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등의 중추신경계 치료제는 이 회사가 미래 먹거리로 선정해 집중 개발하는 분야다.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지만 치료 약품이 희소하기 때문이다. 이미 3세대 항암면역치료제의 후보물질을 확보해 연구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동아제약에서 분리되기 이전에 성장호르몬제, 빈혈치료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등 1세대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현재는 조혈자극제 아라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DA-3880’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사(社)와 공동 투자해 세운 주식회사 DMB와도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의 잇따른 신약 개발 성공은 ‘성실 실패’를 인정하는 조직문화 덕이 컸다. ‘성실 실패’는 연구 과제를 기획할 때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유의미한 성과가 나왔으면 연구에 성실하게 임했음을 인정해주는 이 회사의 방침이다. 강 사장은 “연구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연구를 못하게 하면 손쉬운 연구에만 안주하게 된다”면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위해 ‘성실한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바이오헬스#동아에스티#동아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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