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앞줄 왼쪽부터)이 21일 완공된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 내부를 돌며 시설들을 점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석유화학부문 사업다각화 및 수직계열화를 위한 해외 시장 개척 승부수가 결실을 맺었다.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 최초의 가스전 화학단지인 ‘수르길 프로젝트’가 착공 10년 만에 완공됐다고 22일 밝혔다.
2006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정상 간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 체결로 시작된 수르길 프로젝트는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지역에서 가스전을 개발한 뒤 채굴한 천연가스를 이용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한국가스공사, 롯데케미칼, GS E&R 등이 한국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즈벡 석유가스공사와 50 대 50의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투자회사가 직접 경영에 참여한다.
국내 석유화학회사로는 유일하게 폴리에틸렌(PE) 및 PP 촉매를 제조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수르길 화학단지 내에도 PE, PP공장을 건설했다. 천연가스 채굴부터 기체와 액체의 분리 및 수송, 가스 분리, 에탄 크래킹, PE 및 PP 석유화학 제품생산에 이르기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를 이루기 위해서였다.
석유화학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안정적인 저가원료 확보와 고부가 산업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신 회장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공을 많이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직접 우즈베키스탄 정부를 설득해 통관 및 교통인프라 구축 부분에서 협조를 얻어냈다. 2015년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직접 만나 사업 관련 부탁도 했다.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는 사업을 각별하게 여기는 신 회장의 관심이 묻어난 행보였다. 일본 노무라 증권에서 금융인으로 지내던 신 회장이 1990년 처음 롯데 그룹에 입사해 일을 시작한 곳이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이다.
수르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롯데케미칼은 미국 액시올과 함께 2018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북미 셰일 가스 기반 에탄크래커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저렴한 가스 원료 사용 비중을 높임으로써 원료, 생산기지, 판매지역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신 회장은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민간 사업자의 기술력이 합쳐진 대표적 민관 합작 성공사례”라며 “롯데 그룹은 이번 사업을 통해 중앙아시아 뿐 아니라 러시아, 북아프리카까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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