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5월말까지 끝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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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
정부 제시 20일 마감시한은 넘겨… 법정관리 여부 결정 최대 열흘 유예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정부가 당초 제시한 데드라인(20일)을 넘겼다. 다만 정부가 협상의 진행 과정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뜻을 내비쳐 현대상선의 법정관리 여부는 이르면 다음 주, 늦으면 이달 말에 가서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20일 보도 자료를 통해 “(협상 결과를)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있으며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협상인 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물리적인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을 마냥 지체해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수는 없으며 이른 시일 안에 협상을 종결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한 해외 선주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금융위는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일은 결국 이해관계인의 손실 분담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용선료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 나가는 일은 해운사 정상화의 필수 과제인 만큼 선주들의 이해와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날 지역금융전문가 초청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을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고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면서도 “협상이 실패하면 법정관리 수순으로 가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제안한 협상 시한(20일)이 지났지만 늦어도 30일까지는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분석이다.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사채권자 집회가 31일로 예정돼 있어 그 전에 용선료 인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를 위해 18일 대면 협상에 참가하지 않은 영국 조디악을 상대로 현지에서 추가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협상을 진행했던 그리스와 싱가포르 등의 나머지 선주들과도 연락을 취하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올해 들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부산항에서 처리한 물동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만공사 통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처리한 컨테이너는 약 54만99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분)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8%나 줄었다. 현대상선 역시 37만8800TEU로 6.0% 감소했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은 2.1% 정도 줄어 두 회사의 물동량 감소 폭이 평균보다 훨씬 컸다. 두 국적선사가 부산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이르기 때문에 이 두 회사의 위기가 결국 항만업계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항 물동량이 이렇게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김철중 tnf@donga.com·김성규 기자
#현대상선#용선료#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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