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동생에 발목? 금호석화, 금호기업-터미널 합병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3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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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간 형제 갈등이 또 다른 소송전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11일 김성채 대표이사 명의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에 양사 간 합병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13일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29일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던 금호터미널 주식 100%(2700억 원)를 금호기업에 넘겼다. 이달 4일에는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 간 합병을 결정했다. 금호기업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설립한 사실상의 그룹 지주회사다.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12.6%)인 금호석유화학은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으로 아시아나항공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합병이 이뤄질 경우 금호터미널의 3000억 원대 현금성 자산이 금호기업의 수천억 원대 차입금 상환에 쓰이게 돼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금호석유화학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른 추측에 불과하다”며 “합병 결정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이 합병 작업을 멈추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 이사진을 포함한 관련 인물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까지 보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서는 법정 다툼이 재연될 경우 이르면 다음 달 매각 공고가 나올 금호타이어 인수에까지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그룹 재건 프로젝트가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기 전 또다시 동생 박찬구 회장에게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다.

2009년부터 진흙탕 싸움을 벌여온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완전 계열 분리됐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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