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경영정상화 시동… 신규자금 1200억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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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협약 신청 4개월만에 MOU체결

‘한국 첫 조선소’인 한진중공업이 11일 경영정상화 절차에 착수했다. 1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자율협약개시를 의결한 지 4개월 만에 채권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 따라 채권단은 2월 13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이번에 12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한다. 또 협약 만료 기간인 2018년 말까지 출자전환을 통해 1000억 원대의 이자 감면 및 원금상환 유예 등을 지원한다.

한진중공업이 2009년 부산 영도조선소의 좁은 부지(26.4m²)와 높은 인건비를 극복하기 위해 필리핀에 건립한 304만 m² 규모 수비크 조선소에 대해서도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해주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이 제시한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노동조합도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점이 추가 자금 지원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은 인천 율도 부지와 발전 계열사 대륜발전 매각 등을 통해 향후 2조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한진중공업은 부동산을 매각해 지난해부터 총 7300억 원을 조달했고, 올해 4월엔 희망퇴직으로 60명이 회사를 떠났다. 국내 자율협약 중인 조선사는 SPP조선,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대선조선에 이어 5개로 늘었다.

한진중공업은 1937년 문을 연 국내 첫 조선소다. 1989년 한진그룹이 인수했고, 2005년 계열분리해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이 경영해왔다.

2011년 정리해고에 대한 반발로 ‘희망버스’ 사태를 겪었다. 2012년부터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하고 있지만, 최근 조선 시장 침체로 2013년 적자 전환했다. 한진중공업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2조1800억 원이며 부채비율은 237%다. 지난해 79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진중공업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영도조선소는 군함과 쇄빙선 같은 특수선, 수비크 조선소는 상선에 집중하는 ‘투 트랙’ 전략을 가져가기로 했다. 현재 영도조선소 수주잔량은 23척이다. 수비크 조선소는 28척으로, 이 중 3척이 2만6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수비크 조선소는 2014년 수주잔량으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강유현 yhkang@donga.com·김철중 기자
#한진중공업#경영정상화 신규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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