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진보, 車부품에서 생활가전까지… 품질·신뢰로 성공신화 만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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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진보

3가지 색상의 애니스 물걸레 진공청소기.
3가지 색상의 애니스 물걸레 진공청소기.
경기 평택시 송탄공단 내 주식회사 진보(회장 홍기남·www.jinbosmc.com)의 1, 2공장.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정해져 있는 규칙 하에 움직이는 조립라인과 기술 인력들이 내뿜는 열기는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뻗어나가는 진보의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체 면적 1만8000m²에 달하는 진보의 공장은 FRP(섬유강화플라스틱) 자동차 부품 및 SMC(열경화성) 천장재, 건강의료기기, SMC 제품 등을 생산하는 라인으로 각각 구성돼 있었다.

“품질과 기술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30년이 넘게 쌍용자동차와 1차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것이 그 증거이지요. 기술과 품질로 쌓은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자부합니다.” 홍기남 진보 회장의 목소리가 공장 내 기계음 사이로 들려왔다.

진보는 세계 최고 수준의 FRP 중공성형 기술을 자랑하는 자동차부품제조 업체다. 중국 심양과 베이징 해외법인을 포함해 계열사인 진보이엔지㈜까지 국내외 전체 300여 명의 직원들이 올해 500억 원의 매출을 바라보는 알짜기업이다. 1984년 창립 이래 지금까지 32년간 쌍용자동차에 FRP, SCM 소재의 자동차부품을 공급해 왔다. FRP는 가벼우면서 견고하며 이음매가 없고, 친환경적인 것이 특징이다.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철보다 강한 내식·내열 및 내부식성이 우수한 반영구적인 소재다. 진보는 이 소재를 이용해 하드탑(Deck cover)과 휀더 등 자동차부품을 비롯해 의료기기부품, 건축내장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는 쌍용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두산인프라코어, 타타대우 등에도 중장비 및 상용차 부품을 공급한다. 특히 북경진보 FRP 유한공사는 자체 보유한 FRP 중공성형제조 특허기술로 생산된 자동차부품을 중국군용 차량에 독점공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군수물자를 공급하는 일은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주식회사 진보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하드탑.
주식회사 진보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하드탑.
2010년부터는 일본에 반신욕기를 수출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일본의 건강 관련 기기 업계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았다. 물 없이 반신욕을 하는 신개념의 반신욕기 ‘애니스파’가 그것이다. 이 제품은 반신욕기 안에 몸을 넣고 TV를 보거나, 컴퓨터 작업, 신문·책을 구독하고 차를 마시고 대화하면서 수시로 편하게 반신욕을 즐길 수 있다. 2년 전에는 가전 사업부를 신설하고 물걸레 진공청소기 개발에도 나섰다. 이 제품은 올 2월 ‘애니스’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애니스 물걸레 청소기는 회전물걸레와 진공청소기가 합쳐진 아이디어 상품이다. 앞에서 진공청소기로 쓸고, 뒤에서는 패드 2개가 분당 빠르고 강력한 회전으로 청소 효과를 극대화해주는 신개념 청소기이다. 특히 바퀴를 부착해 공간이동이 편리하며 3가지 컬러로 출시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진보는 기존 사업에서 지배력을 유지하고 앞으로는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홍기남 회장 인터뷰
“뿌리 깊은 최고 품질정신이 성장 비결”▼


“FRP의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쌓아온 명성을 뒤로하고 앞으로는 ‘좋은 생활가전’ 하면 진보가 떠오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향후 3년간 약 100억 원 정도를 개발에 투자하여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홍기남 주식회사 진보 회장은 “뿌리 깊은 최고 품질 정신이 불황 속에서도 성장을 거듭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FRP 건축소재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다 1984년 회사를 창업했다. 한번 마음을 먹으면 끝을 보는 성격인 그의 최고 품질경영은 오늘의 진보를 키워낸 근본이 됐다.

홍 회장은 “창업 당시만 해도 국내 FRP 자동차부품소재 산업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며 “30여 년 쌓아온 진보의 최고 정신을 생활가전에도 접목시켜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4월 법인명을 기존의 진보공업주식회사에서 주식회사 진보로 바꾼 것도 이런 의지의 표현이다. 회전물걸레와 진공청소기를 결합한 애니스는 재도약의 터닝 포인트가 될 그의 야심작이다.

“애니스는 10년 전부터 구상하던 것을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비로소 제품화시킨 사례입니다. 지난 30여 년간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으로서 생활가전의 새로운 분야의 사업을 결정하면서 어려움이 있었으나, 외부 도움 없이 자체 연구진과 기술력으로 탄생시켰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좋은 기업은 오너의 경영철학에서 나온다. 창업부터 수성까지 수많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강소기업을 만든 홍 회장은 “신뢰를 위해 작은 약속이라도 꼭 지키는 것이 경영철학”이라며 “늘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임직원들과 함께 진보의 새로운 비전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人#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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