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esign]LG그룹, ‘보기 좋은’ 디자인 아닌 ‘고객이 감동’할 가치 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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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디자인 경영은 구본무 회장의 디자인 철학과 적극적인 지원에서 나온다. 구 회장은 평소에도 단순히 보기 좋은 디자인이 아닌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사용하기 편리한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구 회장은 매년 LG전자 디자인센터·연구소를 방문해 신제품의 디자인을 꼼꼼히 점검한다. 지난해 5월에는 LG전자 가산연구개발(R&D) 캠퍼스를 방문해 스마트폰과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꼼꼼히 살펴봤다. 고객 관점에서 제품 기능이 더 편리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됐는지, 또 디자인을 통한 제품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집중 점검했다.

구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도 “상품기획, R&D, 생산, 마케팅 등 모든 활동들이 고객이 열광하고 감동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데에 철저히 맞추어져야 한다”며 디자인을 포함한 사업 방식의 전반에 혁신을 강조했다.

실제 LG 주요 계열사들은 시장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디자인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화장품 디자인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최고급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고급 화장품 시장에서 제품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 용기와 패키지 등 디자인 요소이기 때문에 고객의 감성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나전칠기 장인 김영준, 패션 디자이너 곽현주, 뉴욕의 신진 디자이너 카이엔(Kayen), 뉴욕의 일러스트레이터 올리비아(Olivia) 등 국내외 디자이너들과 끊임없이 협업해 새로운 디자인의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한방화장품 ‘후’에 혁신적인 디자인 아이디어를 도입해 큰 성공을 거뒀다. 용기와 패키지 디자인을 강화한 마케팅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2015년 국내와 해외를 합한 글로벌 매출이 전년 대비 88% 성장하면서 8000억 원대 빅 브랜드로 성장했다. 최고급 명품 크림 ‘후 환유고’ 디자인은 우리나라 전통 토기 항아리를 모티브로 했고, 뚜껑에는 금속공예로 제작된 봉황의 모습을 달았다. 턱밑에 여의주를 끼고 날개를 활짝 펴며 웅비하는 봉황의 모습은 국보 제287호인 백제의 ‘금동대향로’에서 차용했다.

LG생활건강은 또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여 젊은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있다. 본상 수상자들 중 일부에게는 인턴십 특전을 제공하고 있고 성과에 따라 채용과도 연계하고 있다. LG하우시스도 국내 주거 문화가 획일성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어 핵심 디자이너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it\'s design#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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