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자산총액 14년만에 첫 감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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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兆로 2015년보다 3兆 줄어… 계열사도 4년새 81→59개로
‘이재용 체제’이후 체질개선 가속

삼성그룹의 자산총액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현황(매년 4월 1일 기준)’을 발표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 2년을 맞는 삼성그룹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계열사 수를 급격히 줄였기 때문이다.

4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삼성그룹의 자산총액은 348조2000억 원으로 1년 전(351조5000억 원)보다 3조3000억 원(0.9%) 감소했다. 2002년 72조3510억 원이었던 삼성그룹 자산총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는 동안에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늘어났다.

현재 삼성그룹 계열사 수는 전년(67개)보다 8개가 줄어든 59개다. 계열사가 제일 많았던 2012년(81개)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2개(27.2%)나 감소했다. 특히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원에 입원한 뒤 사실상 그룹 리더가 된 이 부회장은 2년 만에 계열사 15개를 줄였다. 2014년 11월과 지난해 10월 한화와 롯데그룹에 방산 및 화학 계열사들을 모두 매각한 게 대표적이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사업에만 집중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외형적 성장만을 노리기보다는 전자와 금융이라는 ‘양대 축’에 기반을 둔 기업으로 체질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최근 2년간 그룹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재편에 몰두해 온 이 부회장이 이제는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내기 위한 액션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고도성장 아이템을 잇달아 발굴하면서 삼성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아버지처럼 이 부회장에게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삼성이 그동안 축적한 현금자산으로 올해부터 크고 작은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부터가 이 부회장이 경영자로서 실질적인 검증을 받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실용적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그가 삼성이라는 ‘거함’을 어떻게 이끌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삼성#자산총액#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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