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매연저감-폐수정화 설비 수출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환경분야 일자리 우리가 만들어요”

29일 서울 건국대에서 열린 ‘청년 YOU답 콘서트’에서 나승연 2기 청년위원(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이 ‘세상을 감동시킨 열정’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9일 서울 건국대에서 열린 ‘청년 YOU답 콘서트’에서 나승연 2기 청년위원(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이 ‘세상을 감동시킨 열정’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디자인으로 경쟁을 하잖아요. 환경기업들은 차 머플러 아래서 전쟁을 벌이고 있어요. 어느 회사가 배기가스를 더 줄일 수 있느냐를 놓고 우리도 독일의 거대 화학기업들과 글로벌 시장서 경쟁 중이죠.”

28일 서울 구로구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촉매를 만드는 중소기업 ‘이엔드디(E&D)’의 연구실. 입사 4년 차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양승태 씨(37)는 실험관을 만지면서 자신의 업무를 이렇게 설명했다. 개발 중인 장치를 차량 머플러 앞에 설치하면 배기가스를 더 많이 줄일 수 있다는 그의 말에 자부심이 묻어났다.

양 씨는 인하대 화학공학과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이산화탄소 촉매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연구실에서 실험삼아 배기가스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연구에 참고할 만한 기존 자료가 크게 부족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국내 업체들의 대응 준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낀 그는 이산화탄소 저감에 관한 내용으로 박사논문을 쓴 뒤 이 회사에 입사했다.

이 회사에는 양 씨 같은 연구원 15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가 하는 일은 환경도 살리면서 국내 산업경쟁력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배기가스 저감장치는 현재 기술력을 앞세운 외국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국내 대기업 차종도 대부분 외국 제품을 쓰는 실정이다. 이 회사는 이를 국내 기술로 대체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최근 일본 자동차회사 닛산의 픽업트럭이 이엔드디의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도입했고, 관심을 보이는 국내 회사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엔드디 같은 환경 분야 업체가 앞으로 더 늘어나 청년들이 환경 분야 일자리를 얻을 기회가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의 유입으로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환경부는 중국과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양국 간 기술협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중국과의 협력 과정에서 정부가 정한 올해 수주 목표는 500억 원. 지난해 69명에 그쳤던 관련 분야의 신규 채용인력은 23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런 시도는 공기질 분야뿐 아니라 폐수정화시설과 수질관리 등 다른 환경 분야의 해외 진출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상 국가 또한 중국 등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에 미세먼지 집진설비를 수출하는 ‘KC그린홀딩스’에서 기획업무를 담당하는 성창제 씨(31)는 “우리가 환경 문제 해결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는 생각으로 일한다”며 “그래서인지 직원들이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기업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작지만 강한 국내의 ‘강소기업’들이 304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중국을 포함해 해외의 환경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젊은 청년들이 더 많이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안세창 환경산업과장은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중국의 경우 양국 간 협력 채널을 정례화하고 민관 합동협력단을 파견했다”며 “민간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활동을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환경분야#일자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